다선사에서 만난 사람
이 사람이 누군지 알겠는가?
그렇다. 바로 얼마 전까지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손학규 대표다.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전라도 곡성에 있는 '다선사'라는 절에서 부산 금사동에 있는 성불사 학생회 여름 캠프가 열렸는데 나는 밤손님(별손님)으로 초대되어 가서 2박3일을 함께 했다.
이튿날 저녁 먹을 즈음 손대표와 그 일행이 절로 올라왔는데, 저녁도 먹지 않고 컴컴한 정자에서 자정이 되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별자리 관찰을 끝내고 몇몇 중,고등학생들과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고 있는데 손대표 일행이 숙소로 올라왔다. 내 인생에 정치적으로 유명한 사람과 손 잡을 일이 흔하겠냐 싶어 손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기념 사진도 한 컷 찍었다.
손대표는 내가 설명해준 북십자성(고니자리)을 보더니 '십자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노래를 한 곡 뽑았다. 그리고 하늘을 한 번 훌쩍 보고는 별을 가리키는 레이져를 잡더니 카시오페아, 북극성을 단번에 찾는 것이었다. 내가 "예전에 밤하늘을 많이 관찰하셨나 봐요." 했더니 손대표는 "아니, 이것 밖에 몰라."하면서 목소리를 낮췄다.
손대표 일행이 들어간 숙소에서 불이 꺼지지 않더니 기어코 한 사람이 내게로 왔다. 손대표님이 맥주 한 잔 권하고 싶다는 것이다. 숙소에는 주지스님도 와 있었다. 술도 못하는 내가 거기서 소+맥 폭탄주를 연거푸 두 잔 마셨는데, 한 잔은 손대표가 제조한 것이고 또 한 잔은 주지스님이 제조한 것이다.
손대표는 3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선생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아이들과 별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한 잔 권하고 싶었다고 했다.
동행한 사람들은 거의 교수들이었다. 서울대 최영찬교수, 고려대 한재민교수 그리고 밀양 다죽리 출신 교수가 한 분 있었는데 성함을 모르겠다. 면면을 보니 당 대표직을 떠난 손대표가 향후 정치 일정을 짜기 위하여 두루두루 조언을 듣는 자리인 것 같았다.
술자리는 새벽 1시 30분쯤 끝났다. 이런 저런 입장을 떠나서 정치인으로서 손대표가 계속 백성들과 나라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라고, 정치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다선사라는 절..참 좋은 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