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0 교실일기
3월 30일 - 고무책가방
늙은어린왕자
2010. 6. 16. 14:45
3월 30일
고무책가방
과학 시간이었다. 여러 가지 물질로 새로운 물체를 만들어 보는 공부를 했다. 이미 쓰고 있는 물질보다는 지금까지 쓰지 않은 물질로 어떤 물체를 만들지 생각해보고 그림도 그리고 또 그 물질로 물체를 만들었을 때 좋은 점을 쓰는 공부였다.
먼저 생각 나누기 시간을 가졌다. 여러 아이들이 발표하였다. 쇠로 방석을 만들면 튼튼할 거라는 의견, 유리로 집을 만들면 겨울에 춥지 않을 거라는 의견, 플라스틱으로 자전거를 만들면 가벼울 거라는 의견, 이것 말고도 의견이 많이 나왔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 건 찬기가 낸 의견이었다.
“고무로 책가방을 만들면 책이 들어가지 않을 때 늘여서 넣을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찬기 생각이 기발하다고 여겼던 모양이었다. 나도 가방에 책을 다 못 넣어서 따로 들고 가던 아이들 모습을 떠올렸다.
찬기 발표를 듣더니 수업 진행이 쉽게 되었다. 질문도 줄어들고 자기 생각도 쉽게 써내려갔다. 찬기 의견이 어려운 수업을 쉽게 이끌었다.
아이들 의견 모두가 소중하였지만 찬기 생각이 조금 더 빛난 과학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