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 생각주머니에서 고른 글
4월 19일
생각주머니에서 고른 글
며칠 전부터 아이들이 쓴 글을 실은 작은 책을 만드는 일로 바쁘다. 글은 모두 아침마다 쓰는 생각주머니에서 골랐다. 똑같이 한 사람당 한 편 식이다. 이미 글은 다 모았다. 편집만 남았다. 편집도 쉽게 하려고 한다. 중요한 건 글 내용이니까 말이다. 미리 몇 편 살펴보자.
3월 30일 화요일 비가 뚝뚝
어제 샤프를 샀다.
예쁜 샤프가 있었는데
아저씨가
그만 만지고 나가라고 했다.
샤프를 사고 나가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장사를 하냐고
생각하였다. (이혜민)
혜민이는 문방구에서 있었던 일과 그 때 했던 생각을 사실대로 잘 써놓았다. 누구나 혜민이 처지가 되면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아저씨가 나가라고 할 때 얼마나 억울했을까. 혜민이는 이런 생각을 숨기지 않고 글로 잘 써놓았다.
3월 22일 월요일 구름 가족이 소풍가는 날
어떤 나무를 보았다.
종려나무란 나무였다.
그것은 야자나무 비슷하였다.
가까이 가서 어떤 과인지 보니까
야자나무과였다.
왠지 야자나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현)
태현이는 아침에 학교로 오면서 야자나무를 닮은 종려나무를 보고 어떤 과인지 직접 확인하고 글을 썼다. 만약 태현이가 직접 가서 확인하지 않았다면 이런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직접 무엇을 해보면 저절로 글이 나온다는 점을 태현이가 보여주었다.
3월 24일 월요일 비가 뚝뚝 내린다.
아침에 운동장에서
음악선생님을 만났다.
“반갑습니다.”
라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웃으면서
“네.”
라고 답했다.
뿌듯했다. (정수인)
수인이는 아침에 운동장에서 만난 선생님께 인사를 했던 경험을 글로 썼다. 만약 수인이가 반갑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면 선생님의 대답도 들을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러면 뿌듯한 느낌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짧지만 기분 좋은 글이다.
여기서는 세 편만 소개했는데 곧 엮어서 나눠줄 작은 책에 실린 글 모두가 좋은 글이니 꼼꼼히 읽어보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생각주머니 공책에 좋은 생각을 많이 남겨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