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0 교실일기
5월 1일 - 허전한 교실
늙은어린왕자
2010. 6. 16. 15:16
5월 1일
걱정
출근준비를 하는데 한별이 어머니로부터 문자가 왔다.
'선생님, 한별이 오늘 병원 가야해서 학교 못 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가슴이 철렁했다. 어제 현장학습 갔을 때 많이 걸어서 안 그래도 아픈 한별이 다리가 덧난 게 아닐까 걱정이 됐다. 반성수목원에서 여기저기 옮겨 다닐 때 다리를 절룩이며 따라오는 한별이한테
"한별아, 걸어갈 수 있겠나?"
하고 몇 번을 물어도
"네, 괜찮아요."
하고 씩씩하게 따라왔지만 그게 내내 마음에 걸렸다.
한별이 어머니한테 조심스럽게 전화를 드렸다.
“한별이 다리가 많이 아픕니까?”
“아니에요. 선생님. 수술한다고 마취했을 때 생긴 가래가 아직 나와요. 그 치료를 하러 갑니다. 걱정마세요.”
걱정이 반쯤 놓였다.
“어제 소풍 갔다 와서 다리가 어떻다고 하던가요?”
“많이 걸어서 아프긴 한데 물리치료 받으면 됩니다.”
정말 다행이구나 싶었다. 학교 걱정 하지 말고 병원에 잘 다녀오시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한별이 다리가 얼른 나아야 이런 걱정도 안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