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 행복한 생일잔치
5월 4일
행복한 생일잔치
다른 학교들은 거의 대부분 오늘 소 체육대회를 했다고 한다. 내일이 어린이날 이어서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다음 주 금요일에 소 체육대회를 하고 스승의 날인 토요일에는 쉰다. 그래서 어린이날 전날이었지만 우리 학교는 아주 조용하게 하루를 보냈다. 아마 다음 주에는 조금 시끌벅적할 것 같다.
학교는 조용했지만 오늘 우리 반은 조금 정신이 없었다. 체격 검사와 시력검사가 있었고, 4월 달에 못한 생일잔치도 했고 신나는 놀이도 했다. 체육대회는 안 했지만 생일잔치와 놀이를 하니까 제법 어린이날 기분이 났다.
오늘 생일잔치는 사실 조금 걱정이 됐다. 주인공이 수민이 한 명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러 명이 주인공일 때보다 썰렁한 분위기가 되면 어쩌나 싶었다.
이런 상황을 알았는지 어머니들께서 도움을 주셨다. 주인공 수민이 어머니께서 맛난 음료와 직접 만든 예쁜 캐릭터 비누를 모두에게 선물해주었다. 또 미경이 어머니께서도 맛있는 주스와 빵을 선물해주었다. 예상하지 못한 어머니들 도움 덕분에 우리 반이 오늘 하루 아주 행복했다. 참, 민서가 뻥튀기를 가져와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생일잔치가 끝나고 올 들어 처음으로 했던 '손님 모셔오기' 놀이도 정말 재미있었다. 모든 친구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열심히 참여하는 걸 보니 보기 좋았다. 원래 놀이는 참여하는 사람이 열심히 하면 재미없는 것도 재미있어지는 법이다.
벌칙을 받을 때도 진지하게 해주어서 더욱 좋았다. 벌칙을 부끄러워하거나 못 하겠다고 빼면 놀이가 재미없어지는데 모두들 너무나 잘 해주었다. 한별이가 경희에게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당신에게 내 사랑을 바칩니다' 하고 고백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아직도 웃음이 난다.
어머니들이 보낸 따뜻한 정성과 아이들 모두 놀이에 열심히 참여한 덕분에 쓸쓸하게 지낼 뻔 했던 하루가 멋지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