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0 교실일기

6월 15일 - 공개수업 준비

늙은어린왕자 2010. 6. 16. 15:47

6월 15일

공개수업 준비


  내일 첫째시간에 공개수업을 한다. 이번 공개수업은 우리 반 뿐만 아니라 전체 학반이 순서를 정해놓고 한다. 보러 오는 분들은 교장선생님과 동료 선생님 세 분이다.

  며칠 전부터 준비하긴 했지만 언제나 공개수업은 부담이 된다. 평소보다 준비할 게 많아서 바쁜 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다른 사람이 수업 시간에 교실에 와서 지켜보는 건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린다. 마치 부엌에서 요리를 하는데 손님들이 와서 재료는 잘 준비했나, 칼질은 어떻게 하나, 양념은 어떻게 다루나 이런 걸 보는 것과 같다.

  더구나 이번 공개수업은 수업을 보는 분들이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조금 더 부담스럽다. 이 점수가 바로 내 등급이 되기 때문이다. 고기도 1등급, 2등급이 있듯이 교사들도 그런 등급을 매기는 셈이다.

  부담이 되긴 하지만 교사라면 모두가 다 해야 하는 것이라서 짐이 되진 않는다. 어차피 수업은 늘 해야 하는 것이고, 공개수업을 준비하면서 얻는 것도 많으니까 말이다.

  내일 우리 반 수업 주제는 ‘속담을 활용하여 주장 말하기’이다. 듣기말하기 6단원 마지막 수업이다. 이 수업을 잘 하려면 우선 아이들이 속담을 잘 알아야 하므로 지난주부터 여러 가지 속담 알아보기, 주장에 맞는 속담 고르기, 속담을 넣어서 주장 말하는 방법을 공부했고, 따로 시간을 내어 속담퀴즈도 풀고 속담사전도 만들었다.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모둠별 활동과 발표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아이들이 돌아간 뒤에는 수업안내판과 컴퓨터로 보여줄 슬라이드 자료를 만들어 놓았다. 그 외 몇 가지 소품과 상품으로 줄 사탕도 준비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많이 준비한 것 같지만 공개수업이라고 특별한 것을 많이 준비한 건 아니다. 평소에 수업하는 것에서 자료만 몇 개 더 준비한 것이다.

  이제 준비는 모두 끝났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진행도 매끄럽고 아이들도 잘 참여하는 멋진 수업이 되면 좋겠다. 1등급 한우가 질 좋고 맛도 좋아 비싼 값이 나간다는데 나는 몇 등급 교사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