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동물·식물
양귀비꽃
늙은어린왕자
2010. 7. 11. 00:17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어디선가 구해서 관상용으로 화분에 심어두었던 꽃이다. 꽃이 예쁘다고 큰어머니께서 한 그루 가져다가 심었는데 씨가 얼마나 잘 퍼지는지 어느 순간 마당에 양귀비가 많이 퍼져버렸다. 그런데 어느 날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조사할 게 있으니 나와달라고. 마당에 양귀비꽃이 있다고 누군가 신고했던 모양이었다. 꽃이 예쁘다며 가져가 문 앞에 둔 죄밖에 없는 칠십 대 노인이 놀란 가슴을 안고 경찰에 갔더니 온갖 질문을 캐묻는 통에 청심환까지 드셨다고 한다. 결국 벌금을 내고 일은 마무리됐지만 지금도 양귀비 소리만 들어도 움찔하다고 하신다.
지난해까지 시골 우리 집 마당에도 몇 그루가 있었는데 큰 집 일 때문에 올 해는 어머니가 모두 빼버렸다고 한다. 양귀비가 아편을 만드는 재료라서 위험한 건 알겠는데 그건 대규모로 돈벌이를 위해서 재배할 때 이야기지 시골에 한두 그루 있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게 있겠나 싶다. 빨간 꽃이 예뻐서 곁에 두고 보고 싶었지만 할 수 없다. 지난해에 찍어놓은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