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0 교실일기
10월 4일 - 일기 쓰기 해봐요!
늙은어린왕자
2010. 10. 5. 01:40
10월 4일 월요일 구름 조금
일기 쓰기 해봐요!
2학기 들어 일기 쓰는 아이가 많이 줄었다. 오늘은 네 명이 일기장을 가져왔다. 스물여섯 명 가운데 네 명이라면 많이 적다. 열 명 정도만 썼어도 이렇게 아쉬움이 크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일기쓰기 재미를 붙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여민지의 축구일기 신문기사를 복사해서 나눠주고 함께 읽어보았다.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우승으로 이끈 여민지 선수라면 아이들이 잘 알 것 같아서다.
기사를 읽어보니 여민지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꾸준히 축구일기를 써왔다고 한다. 특히 ‘경기가 끝나면 피곤하고 지칠 법도 하지만 매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무조건 책상 앞에 앉았단다. 심지어 외박을 받아 집에 돌아와서도 일기부터 펼쳐 들었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실력 뒤에는 이런 노력이 숨어있었구나 싶었다. 이런 점들이 아이들에게도 좋은 느낌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일기를 모두 쓰게 하려면 강제로 쓰게 하고 검사하면 된다. 오늘 내 책상 위에 놓은 일기장 개수를 보면서 이런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쓴 일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스스로 재미를 붙이고 꾸준히 쓰는 일기여야 어른이 되어서도 진정한 삶의 친구가 되지 않겠는가?
이 달에는 일기쓰기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지도록 꾸준히 자료를 찾아 보여주어야겠다. 스스로 마음먹고 일기를 쓰는 아이가 한 명이라도 더 생기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