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낙동강 중사도 나들이
오랜만에 산악자전거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 요즘 자전거 출퇴근에 맛을 확실히 들인 것 같다. 산에 자주 못 가는 대신 출퇴근이라도 하니 본전은 뽑겠다는 생각이 든다.
13일 오후, 출장 마치고 시간을 내어 중사도를 찾았다. 신어산에 올랐을 때 서낙동강을 훑어보다가 강 안에 작은 섬이 있는 걸 보고 꼭 한 번 가고 싶었던 곳이다.
중사도는 지도에서 볼 때 김해시 불암동과 아주 가깝다. 원래 김해 땅이었는데 가락이 부산으로 편입되며 함께 딸려가서 지금은 부산 강서구 행정구역에 들어간다.
자료를 보니 신어천과 서낙동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쌓인 모래톱이 섬으로 변했다고 한다. 낙동강 하류에는 이런 방식으로 생긴 섬이 을숙도, 둔치도 등이 있다. 따지고 보면 김해삼각주 전체가 이런 섬이다.
중사도는 을숙도, 둔치도 보다는 크기가 작다. 둘레가 3.4km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섬이다. 나루터에 세워진 비석에 의하면 일제시대에 일본인이 개간한 이후 사람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직접 둘러보니 대략 50가구는 넘을 듯하고 대파, 무, 배추 같은 밭농사를 많이 짓고 있었다. 둘레에 둑을 높이 쌓고 그 위에 길을 내 놓았는데 아마 둑을 쌓지 않았으면 지면과 수면이 비슷한 높이여서 물난리를 많이 겪었을 것 같았다.
이런 곳은 확실히 자동차 보다는 자전거로 와보는 게 운치가 있을 것 같았는데 역시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포장 둑길을 한 바퀴 돌며 눈에 보이는 대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둔치교를 건넌 뒤 왼쪽길로 들어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돈 다음, 가운데 포장도로로 가서 마을을 둘러보는 순서로 섬을 감상하였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섬 안에 마땅히 쉴 곳이나 먹을 곳이 없다는 점이었다.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물이 없어 목이 말랐던 내게는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기쁜 점이라면 자전거 거리계가 이 날 드디어 2000km를 찍었다는 거다. 부지런히 타면 5년 안에 1만km 정도 달릴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