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 추위
12월 17일 금요일 구름 조금
추위
추위가 매섭다. 학교 뒤뜰 화장실 수조(물통)에 물이 꽁꽁 얼어 있었다. 얼음이 두꺼워서 며칠 내로 쓰기는 힘들 것 같았다.
교실로 들어와서 기상청 발표를 찾아보았더니 오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4도였다고 한다. 어제는 영하 6.2도, 그제는 영하 5.2도로 사흘 째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김해에서는 보기 드문 추위다.
아침에 써놓은 ‘생각주머니’ 공책에도 날씨 이야기가 몇 편 있었다. 겨우내 눈 한 번 내리지 않는 김해 아이들에게는 얼음조차 반가운 듯하다.
단단한 얼음
운동장 철봉 아래에 물이 얼어있었다. 얼음을 부수려고 아무리 밟고 돌로 찍고 얼음위에서 뛰어다녀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깨지지가 않았다. 얼음은 엄청 단단한가 보다. (조민석)
철봉의 얼음
내가 학교 올 때마다 철봉 사이에 얼음이 얼어있었다. 애들은 운동장 돌려고 빨리 온 건데 얼음판을 보고 참지 못하고 계속 얼음판에 간다. 장난치다가는 미끄러질 텐데. 나는 얼음판에 안 가고 가방 놔두고 운동장을 돌았다. (문예진)
뒤뜰 얼음
오늘은 동협이랑 뒤뜰에 가서 얼음탐험을 했다. 거기에서 얼음이 두 군데나 있었다. 한 곳은 바가지에 또 한 곳은 뭐가 지나간 뒤에 물이 고인 곳이었다. 거기서 스키(?)도 타고 얼음 깨기도 하며 놀고 있는데 어떤 선생님이 나와서 왠지 불안해서 반에 들어왔다. 들킬까봐 조마조마했다. (박시현)
추위를 못 이겨 감기몸살로 며칠 째 고통에 빠져 있는 나와 달리 아이들에게는 추운 날씨가 오히려 기회가 되는 듯하다. 더 재미있는 놀잇감을 만들어주니까 말이다.
[덧붙임]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 민서 방석이 재활용쓰레기 상자에서 발견됐습니다. 민서를 싫어하는 누군가가 한 짓이겠지요. 아무런 증거가 없으니 누가 그랬는지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무리 누군가가 미워도 이렇게 기분 나쁜 방법으로 골탕 먹이면 안 됩니다.
방석을 숨긴 손은 이제 더러운 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더러워진 손은 절대 씻을 수 없습니다. 비누를 묻혀도 수세미로 긁어도 절대 깨끗이 만들 수 없습니다. 스스로 자기가 했다고 밝히고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해야 다시 깨끗해질 수 있습니다.
지난 기말고사를 앞두고 구완이 시험지에도 몰래 이상한 답을 써놓은 일이 있었지요. 민서 방석을 숨긴 손이나 이상한 답을 써놓은 손이나 더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해야 다시 깨끗해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