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 현수와 세진이
4월 18일 월요일
현수와 세진이
“오늘 현수하고 세진이 잘 지내더나?”
“잘 지내요. 같이 다니던데요.”
아이들에게 난데없이 현수와 세진이 관계를 물어본 까닭은 지난 금요일 있었던 일 때문이다. 그 날 아침에 출근하는데 몇몇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선생님, 현수하고 세진이하고 싸웠어요. 화장실 앞에 가보세요.”
화장실 앞에는 두 아이와 임하나 선생님이 서 있었다. 현수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씩씩거리며 눈물을 훔치고 있었고 세진이는 눈물은 없었지만 긴장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싸움을 말리던 임선생님을 보내고 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어제 저하고 흐흑 세진이하고 싸웠거든요. 흐윽. 근데 제가 사과하려고 가니까 세진이가 자꾸 도망가잖아요. 흐으흑.”
현수는 입을 뗄 때마다 울음이 배어나왔다. 세진이가 말을 받았다.
“저는 현수가 저를 때리러 오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도망갔어요.”
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피식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
“그럼 둘이 서로 오해가 생긴거네. 그것도 모르고 서로 치고 박고 싸웠구나.”
세진이 말로는 4층으로 도망갔다가 교실에 왔을 때 따라온 현수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누가 많이 때렸냐고 물어보니 똑같이 네 대씩 주고받았다고 했다.
세진이는 오해했다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현수로서는 사과하려고 갔다가 다시 싸우게 됐으니 억울할 만 했다. 혹 떼러 갔다가 혹은 못 떼고 다른 혹까지 붙여온 셈이니 얼마나 서러웠을까. 똑같이 네 대씩 주고받았는데도 현수만 눈물을 흘리는 까닭이 이해가 됐다.
“됐다. 그만 들어가자.”
둘은 원래 친한데다 사소한 오해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걸 알았으니 잘 해결될 것 같았다. 그래서 아무 말 하지 않고 교실로 들여보냈다.
친구끼리 더러 싸우는 일도 있지만 현수와 세진이는 재미있는(?) 이유로 싸웠다. 친구는 서로 싸우면서 우정이 더 깊어진다고 했던가? 둘이 예전 모습으로 다시 되돌아갔다니 무척 다행스럽다. 앞으로 둘의 우정이 더욱 탄탄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