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1 교실일기
4월 28일 - 시험지 미술
늙은어린왕자
2011. 4. 29. 17:35
4월 28일 목요일
시험지 미술
시험이 쉬웠던 까닭일까? 어느 시간이든 시험지를 나눠주면 20분도 채 되지 않아 다 풀고 앉아 있는 아이들이 있었다. 다 푼 사람은 뭐하고 있냐고 묻기에 시험지를 다시 한 번 훑어보라고 했더니 그것도 다 한 사람은 뭐하냐고 계속 물어서 시험지 뒤에 그림이라도 그리며 기다리라고 했다.
오후에 시험지를 훑어보는데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 몇 개는 미술 작품이라고 해도 될 만큼 성의껏 그려놓았다. 그 짧은 자투리 시간에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어 놓았는지 놀라웠다.
혜민이는 시험 보는 아이들을 응원하는 내용으로 그려놓았고, 채미는 시험이 갑갑했는지 멀리 내달리는 말을 그렸다. 지상이는 시험 감독한다고 무뚝뚝하게 오가는 나를 그려놓았는데 영 마음에 안 든다. 내 얼굴이 이렇게 무시무시했단 말인가?
"지상아, 다음에는 드라큐라 말고 인간으로 그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