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1 교실일기

5월 26일 - 정보를 활용하여 글쓰기

늙은어린왕자 2011. 5. 30. 10:25

 

5월 26일 목요일 비
정보를 활용하여 글쓰기

 

  사회 시간에 2단원에 나오는 ‘지역의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방법 알아보기’ 공부를 했다. 이 수업에서는 우리 지역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아보는 공부를 한다.
  지역의 문제는 그제 숙제로 조사해오도록 했고, 어제 사회 시간에 아이들이 조사해온 내용 가운데에서 다섯 가지 골라놓았다. 우리가 고른 다섯 가지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거가대교 비싼 통행료로 주민 불편 (박시현 제안)
  2. 4대강 공사로 환경 파괴 (안유진 제안)
  3. 김해, 창원 지역 기차노선 부족으로 주민 불편 (이혜민 제안)
  4. 중공업 회사가 많아 해양 오염 심각(이진하 제안)
  5. 경남의 가야유적지 활용 제대로 안 돼 (김민경 제안)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점에 관해 자세한 자료가 필요하므로 이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여 좀 더 자세히 조사해오는 숙제를 어제 내주었다. 그리고 오늘은 조사해온 내용을 보며 경상남도 도청 누리집이나 지역신문사 또는 방송국에 문제를 알리는 글을 쓰는 것으로 공부를 진행했다. 책에는 서명운동이나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방법도 나와 있었지만 오늘 수업에서는 제외했다.
  글 내용은 자기소개, 지역의 문제 제시, 해결방안, 바라는 점의 순서로 쓰게 했는데 활동이 끝나고 글을 받아보니 제대로 쓴 아이들이 많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조사해온 자료에 있었다. 이 활동에서는 지역의 문제를 잘 제시해야 하는데 조사해온 자료가 빈약하다 보니 문제를 또렷이 제시하지 못한 글이 많았다. 그나마 세 편 정도는 문제 제시도 잘 했고 해결방안이나 바라는 점도 자신의 생각을 넣어서 잘 정리한 것 같아서 따로 컴퓨터로 입력해두었다.  
  이 수업은 지역의 문제를 간단히 알아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종류)만 살펴보고 얼렁뚱땅 넘어갈 수도 있다. 진도에 쫓기면 이렇게 다루고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머리에만 저장될 뿐 몸으로 느끼지는 못한다.
  게다가 이 수업은 읽기 시간에 배우고 있는 ‘필요한 정보를 찾으며 글 읽기’와 매우 관계있다. 지역의 문제를 알리는 글을 쓰려면 문제에 관한 정보를 찾아야 되고, 찾은 정보에서 필요한 내용을 골라야 한다. 이는 읽기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과 같다. 그래서 실제로 조사하고 글을 써보게 되었다.
  다음은 골라놓은 글이다. 두 편 모두 지역 문제의 내용이 잘 나와 있고, 해결방법과 바라는 점도 알아보기 쉽게 써놓았다. 특히 유진이 글은 4학년이 쓴 글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사한 자료를 잘 활용했고 내용도 좋으므로 다른 아이들도 참고하면 좋겠다.

 

  거가대교 통행료를 할인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상남도 김해시에 살고 있는 양현정입니다.
  요즘 거가대교 통행료가 비싸서 경상남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거가대교 통행료가 승용차 기준으로 10770원으로 약 10000원인데 전국에서 가장 비싼 유로도로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적정한 통행료 산정을 위해 총 사업비 실사부터 이뤄져야 하고 각종 특혜 의혹을 해소해 주시고 거가대교 통행료를 5000원 이하로 하면 주민들의 의혹도 가라앉지 않을까 싶네요.
  제발 통행료를 할인해주셔야 주민들이 편리할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을 중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구봉초등학교 4학년 1반 안유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김해시 구산동 248-6번지에 살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4대강 사업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사업의 장점은 홍수예방, 수질개선, 가뭄 시 보를 열어 가뭄해소, 위에 배를 띄워 대운하 전초 공사, 건설일용직 일자리 창출, 정보의 세금 22조원 투자로 경제 활성화, 각종 관광지 건설 등이 있잖아요?
  그런데 단점은 홍수는 4대강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산간, 도시 곳곳에서 일어나니까 4대강을 정비해도 홍수 예방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자리는 대부분 일용직 알바생들이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보와 콘크리트 설치로 수질오염이 더 악화 될 거고 물을 막으면 물이 고여서 썩잖아요?
  또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 투자도 낭비라는 지적이 있고요, 4대강을 정비한다고 해서 관광지가 크게 늘어나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홍수는 주로 산간지역에서 많이 일어나는데도 불구하고 강을 파는 이유가 뭔가요? 결국 문제는 A인데 B를 푸는 것과 비슷한 동문서답이인 것 같아요.
  자연환경에도 불리해요. 독일은 강에 세운 둑을 헐고 자연스러운 범람지와 습지를 살릴 때 2km를 복구하는데 20년 동안 했대요. 그러니까 4대강 사업을 중지해줬으면 해요. 저흰 해마다 강변에서 나는 딸기 쨈을 받고 있는데 4대강 사업 때문에 쨈을 못 받아요. 중지시켜 주세요. 

 

 

<페이스북에서 다시 고친 글>


2011년 5월 26일 목요일 비가 내림
지역 문제해결에 참여하기 (4대강사업 등)

 

  우리 지역의 문제는 무엇이고 문제해결에 어떻게 참여할까? 4학년 1학기 사회 2단원에서는 우리 지역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아보는 공부를 한다. 이 수업을 위해 인터넷이나 신문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조사 해오도록 미리 숙제로 내고, 아이들이 조사해온 내용 가운데에서 수업에 쓸 만한 다섯 가지 문제를 골라놓았다.


  1. 거가대교 비싼 통행료로 주민 불편 (박시현 제안)

  2. 4대강 공사로 환경 파괴 (안유진 제안)

  3. 김해, 창원 지역 기차노선 부족으로 주민 불편 (이혜민 제안)

  4. 중공업 회사가 많아 해양 오염 심각(이진하 제안)

  5. 경남의 가야유적지 활용 제대로 안 돼 (김민경 제안)


  어제는 다시 숙제를 내어 이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여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조사해오도록 했다. 그리고 오늘, 본 수업으로 조사해온 내용을 보며 경상남도 도청 누리집이나 지역신문사(방송국)에 문제를 알리는 글을 쓰는 것으로 공부를 진행했다. 책에는 서명운동이나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방법도 나와 있었지만 오늘 수업에서는 제외했다.

  다음은 골라놓은 글이다. 두 편 모두 지역 문제의 내용이 잘 나와 있고, 해결방법과 바라는 점도 알아보기 쉽게 써놓았다. 특히 유진이 글은 조사한 자료고 풍부하고 그것을 잘 활용한 흔적이 엿보이는 글이다.


거가대교 통행료를 할인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상남도 김해시에 살고 있는 양현정입니다.요즘 거가대교 통행료가 비싸서 경상남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거가대교 통행료가 승용차 기준으로 10770원으로 약 10000원인데 전국에서 가장 비싼 유로도로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그래서 적정한 통행료 산정을 위해 총 사업비 실사부터 이뤄져야 하고 각종 특혜 의혹을 해소해 주시고 거가대교 통행료를 5000원 이하로 하면 주민들의 의혹도 가라앉지 않을까 싶네요.제발 통행료를 할인해주셔야 주민들이 편리할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을 중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구봉초등학교 4학년 1반 안유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김해시 구산동에 살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4대강 사업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그 사업의 장점은 홍수예방, 수질개선, 가뭄 시 보를 열어 가뭄해소, 위에 배를 띄워 대운하 전초 공사, 건설일용직 일자리 창출, 정보의 세금 22조원 투자로 경제 활성화, 각종 관광지 건설 등이 있잖아요?단점은 홍수는 4대강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산간, 도시 곳곳에서 일어나니까 4대강을 정비해도 홍수 예방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자리는 대부분 일용직 알바생들이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보와 콘크리트 설치로 수질오염이 더 악화 될 거고 물을 막으면 물이 고여서 썩잖아요?또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 투자도 낭비라는 지적이 있고요, 4대강을 정비한다고 해서 관광지가 크게 늘어나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홍수는 주로 산간지역에서 많이 일어나는데도 불구하고 강을 파는 이유가 뭔가요? 결국 문제는 A인데 B를 푸는 것과 비슷한 동문서답이인 것 같아요.자연환경에도 불리해요. 독일은 강에 세운 둑을 헐고 자연스러운 범람지와 습지를 살릴 때 2km를 복구하는데 20년 동안 했대요. 그러니까 4대강 사업을 중지해줬으면 해요. 저흰 해마다 강변에서 나는 딸기 쨈을 받고 있는데 4대강 사업 때문에 쨈을 못 받아요. 중지시켜 주세요.

 

  이 수업은 지역의 문제를 간단히(제목만) 알아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만(종류만) 살펴보고 얼렁뚱땅 넘어갈 수도 있다. 실제로 교과서에는 안타깝게도 방법만 알고 넘어가도록 하고 있다. 방법만 알고 넘어가는 공부는 사회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흔히 나온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내용이 머리에만 잠깐 기억될 뿐 몸으로, 피부로 느끼는 공부는 되지 못한다. 기억력이 좋은 아이들에게는 방법만 알고 넘어가는 공부 방식이 좋을 수 있다. 이런 기억을 시험지 위에서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오감'으로 세상을 만나며 느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초등' 아이들에게는 이런 기억이 잠깐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 한 조각 처럼 의미 없는 지식일 뿐이다.

  그래서 뭔가를 실제로 해보며 몸으로 만나게 해 주는 활동이 중요하다. 실제상황을 만들어서 공부하는 방식은  비유하자면 모든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무상급식 정책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억도 하기 싫고 실제로 해보기도 싫은 아이들에겐 이런 방식이 더 괴로울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