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1 교실일기

6월 10일 - 방언사전

늙은어린왕자 2011. 6. 13. 18:15

6월 10일 금요일 구름 가득 비 조금
방언사전

 

  수련회 때문에 미뤄놓았던 방언사전을 만들었다. 각자 조사해온 방언 가운데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것을 두 개씩 골라 잘라놓은 색상지에 각각 하나씩 적고 뜻풀이를 써놓도록 했다.
  아이들이 써낸 방언을 모아서 지역별로 분류했더니 제주도 방언이 절반을 차지했다. 제주도 방언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특이하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그래서 제주도 방언만으로 한 권을 묶고, 경상도와 전라도, 강원도 방언을 모아서 또 한 권으로 묶기로 했다.
  할 일을 빨리 하고 쉬고 있는 지상이와 희지에게 부탁해서 표지를 만든 뒤 스프링 제본기로 제본했더니 어엿한 사전이 됐다. <방언사전>-제주도편, <방언사전>-경상도, 전라도, 강원도편 이렇게 두 권이 탄생한 것이다. 제주도편에는 23개 낱말을,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편에는 22개 낱말을 실었다.
  만든 사전을 흐뭇하게 보고 있다가 제주도 방언사전을 잠깐 훑어보았는데 새롭게 알게 된 낱말이 많았다. 아는 것이라곤 어멍(어머니), 아방(아버지), 오라방(오빠) 정도이고, 처녀를 일컫는 ‘비바리’, 남자를 부를 때 쓰는 ‘소나리’, 개구리를 뜻하는 ‘골개비’ 같은 낱말은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낱말이었다. 장인, 장모를 부를 때 ‘가시아방’, ‘가시어멍’이라고 하는 건 예전에 들어보기는 했는데 오늘 만든 방언사전을 보며 다시 그 뜻을 새기게 되었다.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편도 얼른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사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사물함 위에 놓아두라고 했더니 서로 먼저 보려고 다툼(?)까지 벌였다.
  사전 만들기 활동을 끝으로 지루하게 느껴졌던 듣기말하기쓰기 5단원 공부를 모두 마쳤다.
  “얘들아, 방언 조사 한다고 또 책 만든다고 고생했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