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1 교실일기

9월 29일 - 끔찍한 하루

늙은어린왕자 2011. 10. 19. 23:33

9월 29일 목요일 가을비가 내림
끔찍한 하루

 

 

  하루 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어제 6학년 2반 선생님으로부터 삼계동에서 일어난 망치 사건 이야기를 들을 때만 해도 별 일 없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녁에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세한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세상에, 그 어린 아이들한테 망치질이라니. 당한 아이들이 우리 반 아이들과 같은 또래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아무리 큰 원한이 있더라도 그렇지 어떻게 죄 없는 아이들한테 분풀이를 한단 말인가. 사건이 일어난 장소도 우리 아파트 근처인데다 다친 아이들이 아내가 일하는 학교 학생이라 더욱 끔찍하게 느껴졌다.
  입에 담기조차 싫은 사건이지만 오전에 체육 수업하다가 아이들과 이 이야기를 잠시 나눴다. 아이들도 대부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도 나도 뾰족한 대처방법이 없었다. 이상한 사람을 만나면 조심하고 피해야 한다는 말만 했을 뿐.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이런 걱정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게 슬프기도 하다. 다친 아이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