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1 교실일기

11월 18일 - 학예회 준비와 걱정

늙은어린왕자 2011. 11. 26. 00:03


11월 18일 금요일 오후부터 강한 비
학예회 준비와 걱정

 

 

  학예회를 하루 앞둔 오늘은 정신없이 바빴다. 오전에는 마분지로 삼각 틀 만들어 코팅해놓은 사진 붙여 세우기, 작품마다 이름표 붙이기, 사물함 이름표 새로 만들어 붙이기를 한 뒤 책상을 밖으로 내보내고 예행연습을 했다. 오후에는 어제 쳐 놓은 검은 무대 막과 교실, 복도 곳곳에 장식을 했다. 주로 풍선 장식이었는데 많은 아이들이 고생해주었다. 특히 경은이, 진하, 이경이는 깜깜한 저녁때까지 남아 마무리도 확실히 해주었다.
  아이들이 교실을 장식하는 동안 나는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으로 학예회 순서를 정리하면서 노래파일과 반주파일을 구해서 순서에 맞게 끼워 넣었다. 그리고 아직 정리하지 못한 그림책도 모두 그림파일로 편집했다. 이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려서 남아 있던 아이들을 집에 태워주고 와서도 계속됐다.
  준비를 끝내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다. 바로 시간이다. 예행연습 때 몇몇 프로그램은 중간이나 끝 부분을 줄이면서 했는데도 한 시간이나 걸렸다. 문제는 이 시간에 그림책 읽기는 빠졌다는 점이다.
  그림책은 모든 아이가 다 하게 되는데 한 사람이 1분씩만 해도 27분이다. 그런데 1분 안에 끝나는 아이는 한 명도 없으므로 최소한 50분 정도는 걸리는 셈이 된다. 그러면 총 공연시간이 두 시간 가까이 될 텐데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시간이 길어져서 지루해지면 잘 한 것도 공염불이 된다.
  그러나 이미 각 가정으로 순서와 출연자 이름까지 나간 마당에 더 걱정해봐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일 최대한 빨리 행사를 진행하는 수밖에. 학급학예회에 너무 많은 걸 담으려고 욕심을 부린 것 같아 반성도 되고 걱정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