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 딩크족
11월 24일 목요일 맑고 어제보다 조금 풀렸다.
딩크족
사회 시간에 다양한 가족 형태에 관해 알아볼 때다. 우리는 어제 컴퓨터실에서 조사하여 게시판에 올려놓은 자료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이 게시판에 올려놓은 자료에는 없는 게 없었다. 핵가족, 확대가족, 입양가족을 비롯하여 조손가족,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북한이탈주민가족까지 여러 가족 형태를 조사하여 올려놓았다. 여러 아이들의 자료를 종합하면 모든 가족 형태를 다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순조롭게 살펴나가던 중에 우리는 은준이가 올린 자료를 보며 잠깐 생각에 빠졌다. 은준이 자료에는 ‘딩크족’이라는 새로운 가족형태가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은 조사하지 못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딩크족’의 설명은 이렇게 되어있었다.
딩크족이란 남녀가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갖지 않은 가족인데, 198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용어이며 고소득을 노리며 경제적으로 여유를 가지며 사는 가족 이라는 뜻입니다.
아이들은 ‘딩크족’이 뭐냐며 술렁였다. 나는 은준이가 조사해놓은 자료를 읽어주었다. 그러자 성윤이가 뜻을 알겠다며 알기 쉬운 말로 ‘무출산가족’이 어떠냐는 제안을 하였다.
성윤이 제안이 그럴듯해서 나도 그게 좋겠다고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맞지 않은 점이 있었다. 무출산에는 딩크족도 포함되지만 아이를 낳고 싶어도 몸에 이상이 있어서 못 낳는 사람들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알맞은 말을 찾아보고 넘어가기로 했다.
여러 아이들이 의견을 냈다. 아이들이 낸 의견을 간추리면 이렇다.
(민서) 아부가족 - ‘아이를 거부한다’를 뜻함
(한별) 아싫가족 - ‘아이가 싫어’를 뜻함
(시현) 비출산가족 -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 가족
(김현민) 자무가족 - ‘자식이 없음’을 뜻함
줄임말이 많으면 안 된다는 둥 논란이 있은 끝에 우리는 시현이가 낸 ‘비출산가족’이 가장 알맞다고 결정했다.
그러데 이 비출산가족(딩크족)을 새로운 가족형태로 넣으려니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