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 경남도민일보에서 온 전화
12월 6일 화요일 비
경남도민일보에서 온 전화
과학 전담 시간인 2교시에 연구실에서 일 보고 있는데 낯선 전화가 걸려왔다. 경남도민일보 문화부 소속 기자라고 신분을 밝힌 남자였는데, 우리 반에 김현민이라는 학생이 있냐고 물었다. 이번에 경남도민일보에서 연 어린이 글쓰기 큰잔치 행사에 입상한 아이들 이름과 학교를 입력하다 보니 현민이가 써놓은 학교 이름이 경상남도에는 없다는 것이었다.
학교 이름을 들어보니 현민이가 전학 오기 전 광주의 초등학교 이름이었다. 그렇게 알려주었더니 기자는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전학 온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옛 학교 이름을 적는 현민이를 생각하니 우습기도 하고 또 입상했다니 기쁘기도 했다.
경남도민일보에서는 해마다 어린이 글쓰기 큰 잔치 행사를 연다. 올 해는 우리 반 아이들 글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주에 한 명당 한 편씩 모두 스물일곱 편을 보냈다. 그 가운데 첫 입상 소식이 오늘 조금 엉뚱한 방법으로 들려온 것이다.
현민이 입상소식을 들으니 다른 아이들 글은 어떻게 됐을 지 궁금해졌다. 예전 기사를 보니 발표를 내일 한다고 해놓았다. 조바심은 나지만 좀 더 많은 아이들이 입상하기를 바라며 기다려야겠다.
[덧붙임]
오해가 있을까 싶어서 한 마디 보탭니다. 우리는 일주일에 두 번씩 교실에서 글쓰기를 합니다. 이번에 신문사에 보낸 글은 모두 이 때 쓴 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상을 받으려고 글쓰기를 하는 게 아니지요. 생활 속에서 겪었던 경험이나 생각을 솔직하고 진실하게 쓰는 힘을 기르고 또 그 생각을 다른 친구들과 나누려고 하는 것이지요.
만약 상을 받으려고 글을 쓰면 욕심 때문에 진심을 담기보다는 뭔가 있어보이게 거짓으로 꾸민 글을 쓰기 쉽겠지요? 상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면 안 그래도 쓰기 싫은 글인데 더 쓰기 싫겠지요.
다행히 경남도민일보에서 여는 글쓰기 행사는 다른 신문사나 문인협회 같은 데서 여는 행사와 달리 어린이들이 직접 쓴 솔직한 글, 어린이다운 생각이 담긴 글을 많이 뽑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쓴 글을 보내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