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하고 글쓰기 지도
면담하고 글쓰기 지도사례
1. 교과 : 6학년 말하기․듣기․쓰기
2. 단원 : 둘째마당 - 살며 배우며 <더 나아가기 - 가족 면담>
3. 단원 목표 : 면담을 통하여 내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는 활동으로 면담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 배우고, 면담 주제를 정하여 실제 면담을 하고, 알게 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글로 쓰고 발표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이런 활동을 통하여 알고 싶은 내용을 면담이라는 방법을 통하여 찾고, 이를 정리하여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4. 학습 주제 : 가족을 면담하고, 우리 가족이 나에게 바라는 점에 대하여 글을 써보자 → 가족 중 한 사람을 면담하고 면담 결과를 글로 써보자.
5. 면담 내용 : 가정생활에 관련된 내용, 나의 공부에 대한 부모님의 생각, 부모님의 과거와 현재 생활에 관한 내용, 서로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 바라는 점.
6. 수업 내용
[1차시] 면담 대상 정하고 질문 만들기
면담에서는 어떤 목적으로 글을 쓸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면담 대상을 정하고 질문을 만들 수 있다.
교과서에서 제시한 수업의 목표는 ‘가족을 면담하고, 우리 가족이 나에게 바라는 점에 대하여 글을 써 보자’이다. 이는 가족 간의 대화 창구를 마련하고, 가족 안에서 자기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신의 역할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데 뜻이 있다.
그러나 이 수업을 곧바로 하게 되면 질문 내용을 따로 정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가족 구성원들에게 질문할 내용이 이미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업 내용을 가족 중 한 사람을 면담하고 면담 결과를 글로 써보는 것으로 바꾸어 보았다.
먼저, 대상을 정해보니 단 한 명 빼고 모두 어머니 또는 아버지를 선택하였다. 그 중에서도 어머니를 선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질문 내용을 정하기에 앞서 질문해볼 수 있는 꺼리를 칠판에 적으면서 함께 찾아보았다.
<가정생활>
-어머니는 살림을 어떻게 꾸려나가시나요?
-가정 살림이 힘들지 않습니까?
-집안 일이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청소를 나한테 시키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부모님의 과거와 현재>
-어렸을 때 공부는 잘 하셨나요?
-엄마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나요?
-어린 시절 별명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소원(꿈)은 무엇인가요?
-첫사랑은 언제 누구와 했나요?
-학창 시절에 인기가 많으셨나요?
-아빠랑은 어떻게 결혼하게 됐나요?
-아빠의 첫인상은 어떠했는지요?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는지(받았는지)요?
-엄마의 취미는 무엇이고, 취미를 즐기기 위해 어떻게 하나요?
-엄마의 좌우명은 무엇입니까?
<공부, 교육>
-나의 공부습관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내가 어떤 공부를 많이 하면 좋을까요?
-앞으로 자녀교육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요?
<나에 대하여>
-저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 행동 중 어떤 것이 제일 좋은가요?
-나를 뱃 속에 가졌을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요?
-저의 밥 먹는 습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나에게 아쉬운 점은 무엇입니까?
-동생하고 싸울 때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내가 시험을 못 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요?
-나를 키우면서 보람을 느꼈던 때는?
-나 때문에 서운할 때는?
<생각이나 감정>
-나에 대하여 숨겨둔 일이 있나요?
-내가 커서 무엇이 되면 좋겠습니까?
-살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앞으로의 계획은
질문을 만들 때 일관성 없이 이것저것 넣기 보다는 주제를 잡아서 하거나 비슷한 질문을 몇 개씩 묶어서 하게 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연애와 결혼’이라는 주제로 할 경우 이 주제에 맞는 질문만 일곱 개에서 열 개 정도 정한다. 또 단락을 지어서 한다면 3개 정도는 부모님의 어린 시절에 관한 내용으로, 세 개 정도는 부모님의 결혼과정, 나머지 3개 정도는 나의 공부와 생활에 관한 내용으로 정하는 것이다.
[2차시] 면담한 내용으로 글쓰기
면담 내용 중에서 답변 내용이 부실한 것은 빼고 너무 긴 것도 간추린 다음 어느 것부터 소개할 지 정한 다음 글을 쓴다. 처음 부분에는 면담 대상을 정한 까닭과 면담 과정을 소개하고, 가운데에는 면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쓴다. 끝 부분에는 면담에서 느낀 점을 종합해서 써주면 된다. 글을 쓸 때 신문기사처럼 딱딱하게 쓰기보다는 생활문 쓰듯이 부드럽게 써주면 되고, 느낌도 끝 부분에만 쓸 게 아니라 면담 내용을 소개하는 가운데 부분에도 상황에 맞게 써주면 더 자연스럽다.
<보기글 1>
엄마의 진심을 알게 된 면담
학교 숙제로 면담을 하게 되었다. 질문지를 들고 엄마한테 답을 해달라고 했다. 엄마는 “뭔데? 다음에는 아빠한테 해라.”고 말해서 조금 서운했지만 엄마는 면담을 해주셨다.
제일 처음 질문은 엄마의 어린 시절에 관하여 물어보았다. 엄마는 집안일을 도우며 동생을 돌보고, 놀이는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비석치기, 구슬치기 등을 하고 놀았으며, 빈 병을 주워서 엿도 바꿔먹었다고 했다. 또 비료포대로 눈썰매도 탔다고 했다. 지금과는 많이 달라서 그런지 왠지 재미있었을 것 같다.
두 번째로 가정살림에 어려운 점을 물었다. 엄마는 딱히 어려운 점은 없다고 했다. 난 계속 말해달라고 했지만 엄마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고 해서 다시 질문할 수 없었다. 엄마는 이게 질문인지 물어보았다. 아니라고 하자 다음부터는 이런 질문을 하지 말라고 했다.
엄마의 취미는 화초가꾸기와 훌라우프 돌리기라고 했다. 또 내 교육에 대해서는 자기 스스로 잘 하고 있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는 더 잘해야겠다.
내가 시험을 못 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물어보니 처음에는 조금 속상하지만 다음에는 잘 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중간고사 시험 준비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한테 어려운 점은 동생하고 잘 안 지내는 것이고, 바라는 점은 얼마 남지 않은 초등학교 생활을 친구들과 선생님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내년에 중학교 들어가서도 공부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번 면담을 통해 엄마의 진심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시험도 더욱 잘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엄마가 면담을 잘 해주셔서 고마웠다.
<보기글 2>
가족도 생각하게 된 엄마 면담
이번에는 우리 가족 중 엄마를 면담하기로 했다. 엄마하고 나는 어릴 때부터 자주 싸워온 사이다. 그래서 엄마가 날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해서 엄마로 한 것이다.
일단 재개발 일 때문에 늦게 들어오시는 엄마께 죄송하지만 면담을 좀 한다고 했다. 엄마는 잠시 고민하시더니 해주신다고 하셨다. 얼굴 표정은 영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이번 면담으로 엄마하고 사이가 더 가까워질 것 같아서 얼른 질문을 던졌다.
먼저 왜 툭하면 화를 내냐고 물어보니 집안일 때문에 신경이 무척 날카로워져 있어 작은 일에도 예민해져 있다. 화를 내는 건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그럴수록 엄마 마음을 잘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답하셨다. 사실 이 질문은 여러 번 물어봤지만 지금 엄마가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되었다.
다음으로 동생하고 싸울 때 심정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둘 다 엄마가 사랑하는 자식인데 누굴 더 혼낼 수 없고, 더욱이 가족끼리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아 슬프다고 하셨다.
사실 왠만한 시비는 동생이 먼저 건다. 욕도 자기가 먼저 하고 폭력도 먼저 하지만 동생이니깐 폭력, 욕설은 삼가려고 했다. 그런데 동생이 깔보니깐 내 성질에 못 이겨 폭발하고 만다. 그리고 엄마 쪽에서는 가족끼리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겠지만 아빠나 동생도 개인적 사정이 있고, 숨기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 점은 이해해줬으면 한다.
다음은 내가 제일 궁금하고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이었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을 더듬거렸다. 엄마는 갑자기 해맑게 웃으시면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착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너무 자기 마음을 표현하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고, 좀 더 적극적이고 무슨 일이든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행동했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좋았으나 뒤로 갈수록 내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씀을 하시는 어머니...너무하십니다.
나는 넋 나간 사람처럼 다음 질문에 들어갔다. 나는 자녀교육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하냐고 물어보니, 현재 다른 엄마들처럼 많은 정보를 가지고 그에 따라 자녀를 키우고 있지는 못한 심정이지만 그냥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착하고 성실한 아이가 되게 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하셨다. 나는 이 말을 듣고 피가 거꾸로 도는 줄 알았다. 최선은 다하지만 내 말은 잘 들어주지 않는다. 내 말도 일리가 있는데 엄마 말만 맞다고 한다. 나는 입에서 이 말이 나오지 않도록 꾸역꾸역 집어삼켰다. 말했다가는 또 얻어터지니깐.
오싹함을 뒤로 하고 가정살림의 어려운 점을 물어보니 아빠의 사업이 건설 쪽이라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나도 지금 우리 집 형편을 잘 알고 있다. 나는 가슴 한 쪽이 아려오는 걸 움켜쥐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나에게 아쉬운 점이 있는지 물었다. 엄마는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똑바로 응시하면서 “항상 표정이 어두운 것 같아 속상하다. 좀 더 밝고 위에서 말한 것처럼 무슨 일에도 적극적이고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세란이가 되었음 한다”고 대답하셨다. 나는 ‘내 표정이 그렇게 어둡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 나름대로는 웃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왠지 엄마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다음 질문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이냐고 물어보니 각자 맡은 일에 충실하고 아빠로써 엄마로써 서로의 할 일에 열심히 성실하게 하며 가족끼리 서로 도우며 살 것이라고 한다. 왠지 아빠가 우리 집 가장이 아니라 엄마가 우리 집 가장인 것 같았다.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피식거렸다.
드디어 마지막 질문이다. 이번 질문은 내가 엄마를 지긋이 쳐다보면서 나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엄마가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항상 밝고 명랑하게 무슨 일에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포기하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왠지 코끝이 싸해졌다.
면담이 끝나고 한동안 침묵이더니 그냥 각자 방에 들어가서 반성을 했다. 이번 면담을 통해 나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가족도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