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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드러내는 글쓰기
늙은어린왕자
2013. 3. 14. 00:01
자기를 드러내는 글쓰기
나도 한 번 자랑할까요?
박재임(김해 야학 초등과정)
우리 딸들이 엄마 자랑을 많이 하고 다닌다고 한다. 나는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하면 딸들은 엄마만큼 자랑할 게 많은 사람이 어디있냐고 자랑 좀 하고 다니라고 한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도 자랑할 게 있어서 한 번 자랑할까 싶다.
내 손은 맛있는 음식을 잘 만든다. 내가 만든 음식은 우리 자녀들은 최고라도 한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한다. 내가 어릴 때 공부를 할 수 없어서 이것이 한이 되었지만 지금은 야학에서 공부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국어, 수학, 사회, 영어 이런 것들을 공부하면 재미있고 숙제도 열심히 한다. 그래서 나는 더 행복하다.
어린시절 이야기
엄금자(김해야학 초등과정)
나는 아홉살 때부터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내가 매일 밥을 하는데 보리쌀을 절구에 벗겨서 시커먼 보리밥을 해놓으면 어머니가 장사에서 돌아와서 밥을 맛있게 잘 했다고 칭찬을 하셨다. 그 말이 듣기 좋아 어머니가 장사 나가시면 나는 항상 밥을 해놓고 기다렸다.
우리집은 동생들과 나까지 칠남매였다. 나는 맏이로 그 동생들을 업어 키웠다. 기저귀, 옷들을 개천에 가서 빨래를 하면서 손이 시려 울기도 많이하였다. 그러면서 공부를 초등학교에 이름만 올려놓고 가보지 못했다. 그것이 오래도록 한이 되었다. 항상 공부하고 싶어서 나는 야학교에 왔다. 내 이름을 쓸 줄 알게 되어서 기쁘다.
*야학에 다니며 글공부 하는 분들의 글을 볼 기회가 생겨서 보다가 그 가운데 두 편 골랐다. 이만하면 훌륭한 글이고 자기를 잘 드러냈다. 우리 아이들한테도 학년초에 이렇게 자기를 드러낼 기회를 주면 어떨까 싶다. 좋은 글은 잘 쓴 글이 아니라 진실을 담고 있는 글이란 걸 떠올리면서 말이다. 부산글쓰기회와 김해글쓰기회에서는 3월의 글쓰기 주제로 <자기를 드러내는 글쓰기>를 하고 모임에서 이야기나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