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료/학급운영

개학 후 학급운영 및 부적응 어린이 지도

늙은어린왕자 2014. 3. 29. 22:38

개학 후 학급운영 및 부적응 어린이 지도 

 

 

   방학 기간은 아무래도 자유롭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자칫 불규칙한 생활에 빠져들기 쉽다. 계획한 대로 방학기간을 비교적 알차게 보낸 어린이에게도 방학 동안 몸에 밴 생활리듬을 타율적인 형식과 규칙이 지배하는 학교생활로 바로 이어가기에 다소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개학 후 약 2주 정도를 적응기로 분류하여 1학기 때의 리듬을 되살리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는 공부, 학습에 매진하기 보다는 학급생활에 더 비중을 두고 학급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서적인 공감의 폭을 넓히고 엉클어진 관계의 실타래를 하나하나 복원시키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수업을 할 때는 교사가 반듯하고 꼿꼿한 자세로 아이들 앞에 서야 하고, 밝은 인상으로 차분하게 수업을 이끌어가야 한다. 평소에 준비해 두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경험했던 일을 나누며 선생님이 아이들을 더욱 존중한다는 느낌을 가지도록 수업을 이끌어 가는 게 좋겠다.

   운동회나 학예회 등의 학교 행사가 2학기에 몰려 있다고 해서 자칫 개학하자마자 진도 나가는데 열중한다든지,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고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활동만 지시하고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개학을 하면 교사들에게 일이 많은 시기이지만 교실에 들어와서는 바쁜 내색을 하지 말고 쉬는 시간이나 급식시간, 청소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게 좋겠다.

   방학 중의 무절제한 생활이 개학 후에도 고쳐지지 않고 후유증이 오래 가는 아이들은 따로 대책을 세워 지도해야 한다. 대개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학교생활에 스스로 적응하기 마련이지만 담임 입장에서는 원만한 생활로 이끌기 위해 한 학기 동안 기울였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한다. 특히 몇몇 아이들은 방학 동안 아무 것도 안하고 놀았다는 것을 훈장처럼 내세우기도 하고, 때로는 선생님이 하고자 하는 모든 것에 대해 이유 없는 반항을 하며 초치기에 열중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좀 더 세심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그런 아이들일수록 선생님의 자그만 관심에 감동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알림장이나 일기장에 그 날 있었던 행동 가운데 좋았던 점만 골라 메모해주거나 편지를 써서 전해주면 쉽게 행동 수정효과를 볼 수 있다. 메일을 보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따뜻한 손 기운이 느껴지는 편지나 메모가 바람직하다.

   적절한 역할을 주어 학급생활에서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좋다. 어수선한 학급을 정리할 때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곧 운동회가 시작될 것이므로 물품 챙기는 것을 돕게 하는 등의 역할을 적절히 찾아서 주면 학급에서 자신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 그 자체가 아니라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이므로 부담이 적어야 할 것이다. (2005년 8월에 쓰고 9월 <월간 우리교육>에 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