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어린왕자 2014. 12. 24. 21:03

반짝 육아일기

 

  아내가 어제부터 2박 3일 동안 수학여행을 가는 바람에 생활이 좀 바빠졌다. 무엇보다 두 아이를 혼자서 돌봐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아침에 아이들 깨워서 씻기는 일에서부터 밥 먹이고 머리 묶고 옷 입히고 준비물이 든 가방을 챙겨서 놀이방에 데려다 주는 일까지 눈 코 뜰새가 없다. 나까지 준비해야 하니 3명 분의 아침 준비를 혼자서 하는 셈이다.
  어제 저녁에는 놀이방에서 아이들 데리고 오면서 슈퍼에 들러 군것질거리를 좀 사고 저녁을 먹인 뒤 잠깐 공원에 나갔다가 집에 와서는 목욕을 시키고 재우는 일을 했다. 이런 과정이 적어도 내일 저녁까지는 반복될 것이다.
  물론 아내가 있어도 아침 저녁으로 아이들 씻기는 일이나 놀이방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 잠깐 나들이를 하며 노는 일, 때때로 목욕시키는 일 등은 내 차지이다. 그러다 보니 저녁에는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아침에는 준비할 것과 챙길 것이 많다보니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일에다 밥 하고 설거지 하고 청소 하고 쓰레기 처리하고 빨래 하는 일이 집안에는 숨쉬는 일 만큼이나 그득하다. 아이들 돌보며 집안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건지 아내가 곁에 없으니 새삼 느껴진다.
  큰 아이는 엄마가 없다고 아침에도 눈물을 흘리고 자기 전에도 훌쩍인다. 그러다가도 엄마가 전화로 선물을 사온다고 했다며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작은 아이는 엄마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아빠 품만 찾는다.
  얼른 아내가 아이들 '선물'을 사서 무사히 내려오길...(2004. 0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