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생활일기
김해는 폭설 속 하얀 세상
늙은어린왕자
2005. 3. 5. 23:23
조금 전 뉴스를 보니 부산에 눈이 20cm가 왔고 내일까지 이만큼 더 내릴거라고 한다. 김해에도 오후 6시가 넘어서면서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다.
11시가 지난 시각 밖에는 더 세찬 눈보라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 3월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건 아마 내 기억 속에는 없었을 듯 싶다.
김해에도 내일까지 최고 40cm 까지 올 거라고.
밀양 시골 집으로 전화를 했더니 그 곳에도 많은 눈이 오고 있다고 한다. 시골로 전화를 하는 건 농사 때문이다.
두 해 전 설날 즈음으로 기억한다. 경남에 큰 눈이 내렸던 적이 있다. 그 때 밀양에는 엄청난 비닐하우스들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졌다. 하우스 고추 농사가 수입의 전부인 사람들에게 정말 큰 타격이었다. 일부 하우스는 무너지면서 안의 보일러 불이 옮겨붙으면서 타기도 했다.
내 사촌 동생 둘도 밀양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데 현장에 가보니 그 튼튼하던 철 구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짓던 농사를 포기하고 다시 시작한다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우리 집에는 지금은 하우스 농사를 짓지 않지만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늘 지었다. 어느 해 겨울, 초저녁부터 눈이 내렸는데 하우스가 무너질까봐 아버지랑 밤새 눈을 끌어내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쪽을 끌어내리고 저 쪽에 가면 다시 그만큼 쌓여있고 또 저기 갔다 오면 이 쪽이 하얗게 덮여 있고... 우리의 생계를 책임지던 하우스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뛰어다니던 것도 이제는 추억이지만 오늘 이 순간에도 시골에서 비닐하우스를 지키고 있을 사촌 동생들과 귀향한 고향 친구 그리고 수많은 마을 사람들의 경계에 찬 눈빛이 훤히 보이는 듯하다.
바깥을 보니 눈보라의 기세가 더욱 세졌다. 가로등 불빛을 배경으로 사선으로 휘날리고 있다. 초저녁에는 모두 녹아 물이 흥건하던 곳에도 어느새 눈이 쌓여있다. 온 세상이 하얗게 흩날리고 있다.
밀양 시골 집으로 전화를 했더니 그 곳에도 많은 눈이 오고 있다고 한다. 시골로 전화를 하는 건 농사 때문이다.
두 해 전 설날 즈음으로 기억한다. 경남에 큰 눈이 내렸던 적이 있다. 그 때 밀양에는 엄청난 비닐하우스들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졌다. 하우스 고추 농사가 수입의 전부인 사람들에게 정말 큰 타격이었다. 일부 하우스는 무너지면서 안의 보일러 불이 옮겨붙으면서 타기도 했다.
내 사촌 동생 둘도 밀양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데 현장에 가보니 그 튼튼하던 철 구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짓던 농사를 포기하고 다시 시작한다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우리 집에는 지금은 하우스 농사를 짓지 않지만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늘 지었다. 어느 해 겨울, 초저녁부터 눈이 내렸는데 하우스가 무너질까봐 아버지랑 밤새 눈을 끌어내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쪽을 끌어내리고 저 쪽에 가면 다시 그만큼 쌓여있고 또 저기 갔다 오면 이 쪽이 하얗게 덮여 있고... 우리의 생계를 책임지던 하우스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뛰어다니던 것도 이제는 추억이지만 오늘 이 순간에도 시골에서 비닐하우스를 지키고 있을 사촌 동생들과 귀향한 고향 친구 그리고 수많은 마을 사람들의 경계에 찬 눈빛이 훤히 보이는 듯하다.
바깥을 보니 눈보라의 기세가 더욱 세졌다. 가로등 불빛을 배경으로 사선으로 휘날리고 있다. 초저녁에는 모두 녹아 물이 흥건하던 곳에도 어느새 눈이 쌓여있다. 온 세상이 하얗게 흩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