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0 교실일기

12월 20일 - 반 편성

늙은어린왕자 2010. 12. 22. 23:30

12월 20일 월요일 맑음

반 편성


  수학 시간에 교실을 둘러보는데 혜민이가 살짝 물었다.

  “선생님 반 편성 언제 해요?”

  “2월에 한다. 아직 멀었어.”

  눈치를 보니 짝지 량희와 떨어지기 싫은 표정이다.

  “우리 같은 반 되면 안 돼요?”

  “같은 반 되게 해주세요.”

  둘이 손을 잡고 애원하기에 피식 웃어주었다. 저렇게 원하는데 같은 반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옆에서 듣고 있던 수민이도 물었다.

  “반 편성 할 때 키순으로 하면 안 돼요?”

  “글쎄, 아마 점수 순서로 할 걸?”

  “아, 키순대로 하면 좋은데.”

  이 학교에서 반편성을 어떻게 하는지 나도 정확히 모른다. 대개 1, 2학기 성적 순서대로 반을 나누고 특별히 신경 써야 할 아이들은 따로 모아서 나눈다. 아마 구봉도 이렇게 할 것이다.

  “아직 2월이 되려면 멀었어. 그 때 가면 다 알게 될 텐데 걱정 말고 기다려봐.”

  “지금 해도 되잖아요.”

  “다른 학년이랑 같이 해야지 우리만 할 수는 없지.”

  “에이~”

  벌써 반 편성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니 일 년이 다 갔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헤어짐이 가까웠다는 말이다. 왠지 서운한 마음이 앞서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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