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월요일 엷은 구름이 많은 포근한 날
개학
길고 긴 겨울방학이 끝났다. 이번 방학은 설 연휴까지 들어가서 더욱 길어보였다. 유달리 춥고 길었던 방학을 지내고 온 아이들을 둘러보니 한 명도 아프거나 다치지 않고 모두 건강하게 나왔다. 예진이가 머리를 몰라보게 바꾸어서 자칫 몰라볼 뻔 한 것만 빼면 대부분 겉모습이나 덩치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모두들 방학을 어떻게 보냈을까? 첫째 시간에 개학식을 하고 둘째 시간부터 ‘나의 방학생활’이라는 주제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일상생활, 체험, 노력, 지난 방학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 가운데 말하고 싶은 것만 이야기하도록 했다. 다음은 아이들 이야기를 글로 옮긴 것이다.
장한별 : 방학이니까 평소대로 생활했습니다. 먹고, 운동하고, 밖에서 놀았습니다.
조민석 : 일주일에 책 세 권 읽기를 실천하고 가족들과 등산을 두 번 갔습니다. 일주일 동안 줄넘기를 하려고 생각했는데 3일 동안 했습니다.
정수인 : 저는 일기를 꾸준히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열여섯 편 중에 두 편을 읽어주겠습니다. (일기 두 편 읽어줌) 아이클레이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글라스데코 작품도 만들었습니다. (작품 보여줌) 그리고 독서록을 세 편 썼습니다.
이혜민 : 아침 먹고 방과후 수업 갔다가 스쿨버스 타고 집에 가서 이모 가게에 갔다가 밥 먹고 집에 가서 놀다가 자는 생활을 했습니다.
이진하 : 색종이 접기 두 개, 그림그리기 한 점, 수수께끼를 알아보았습니다.
이윤재 : 일기를 스무 편 썼습니다. (일기 한 편 읽어줌) 컴퓨터를 일주일 동안 안 하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용은 : 저는 방학 때 색종이 접기를 하였습니다. 동물원, 수족관을 접었습니다. 할머니 집에 가서 연날리기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촌 언니하고 조금 밖에 못 놀고 외할머니 집에 갔던 게 아쉬웠습니다.
이수민 : 저는 2월 중에 한자 시험이 있어서 한자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쓰고 읽는 게 귀찮아서 설까지 5일을 안 읽었습니다. 방학을 더 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진 : 저는 방학 중에 서울로 가서 사촌 형이랑 놀고 이틀 동안 있다가 집에 와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서울에서 계속 놀고 싶습니다.
양현수 : 매일 아침 먹고 컴퓨터 방과후 갔다가 점심 먹고 학원 갔다가 놀다가 동생하고 놀아주었다가 혜민이하고 합기도 갔습니다. 방학이 너무 짧습니다.
손은서 :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30권 정도 읽었습니다. 미경이랑 아람단에서 스키장에 갔습니다. 예그린 피아노에서 서울로 가서 하룻밤을 자고 왔습니다. 키자니아에 가서 직업체험도 하고, 6.25 전쟁관에 가서 체험을 하고, 예술의 전당에서 그림도 보았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부산 아쿠아리움에 가서 물고기를 구경했습니다. 4학년 수학을 공부하고 일기를 열세 편 썼습니다.
손미경 : 아람단에서 스키캠프에 다녀왔고, 예그린 학원에서 키자니아,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예술의 전당에 다녀 왔습니다. 가산분교에서 하룻동안 짚풀공예 체험을 했습니다. 미술학원에서 POP 작품을 만들어보았습니다.(POP로 만든 시간표 보여줌) 설날에 할아버지 산소에 갔다가 구제역 소독 때문에 차가 밀려서 혼났습니다. 방학이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찬기 : 저는 깻잎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큰 아빠랑 무주리조트에 스키를 타러 갔습니다. 색종이로 모빌을 만들었습니다. (모빌작품 보여줌)
박시현 : 저는 숙제를 열심히 하고 놀았습니다. 숙제는 그림그리기, 수수께끼, 레고 조립하기입니다. 수수께끼를 내겠습니다. (수수께끼 두 문제 냄)
박규리 : 아침에 일어나서 방과후를 하고 학원에서 골판지 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완두콩이랑 무를 길렀습니다. 잘 자라지 못해서 열매나 꽃은 못 보았습니다. (보고서 보여줌) 겨울방학은 안 하고 싶습니다. 일기를 미뤄두어서 힘들었습니다.
박가연 : 일기를 열세 편 썼습니다. (일기 한 편 읽어줌) 예그린 학원에서 서울로 가서 은서, 미경, 민서와 함께 키자니아, 예술의 전당,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레고로 버스와 비행기를 만들었습니다. (버스 작품 보여줌)
문예진 : 저는 방학 때 일기를 아홉 편 썼습니다. 설날에 하동에 있는 왕할머니집에 갔다가 산소에 갔습니다. 절을 하고 산소를 구경하고 왔습니다. 왕할머니 집에 갔을 때 너무 멀었지만 잠 안 자고 바깥 구경을 했습니다.
남경민 : 저는 방학 때 가족신문을 만들었습니다. (가족신문 보여줌) 노력했던 점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었는데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김태현 : 이번 겨울방학에는 독서록 다섯 편과 속담풀이 50가지를 해왔습니다.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한다’ 소개함) 그리고 2월에 있을 한자시험 때문에 한자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김수지 : 노력한 점은 일기를 스물세 편 썼습니다. 또 그림을 다섯 편 그려왔습니다. 공부방에서 예스과학 수업을 했습니다.
김동협 : 방학 때 파마하고 놀았습니다. 학원에서 그림도 그리고 동생이랑 축구를 했습니다. 학원에서 진해 파크랜드에 가서 눈썰매를 탔습니다.
김경희 : 일기를 열여섯 편 썼습니다. 그리고 속담 50가지를 적었습니다.
권구완 : 방학 동안에 중국에 4일 동안 갔다 왔습니다. 첫 날에는 서커스를 보고, 둘째 날에는 만리장성을 보고, 셋째 날에는 천안문이랑 자금성을 보고, 네 번째 날에는 이화원에 갔습니다. 만리장성은 너무 길고 올라가며 추웠습니다. 천안문은 모택동이란 사람의 얼굴이 있었고, 자금성에는 옛날 왕들이 살던 궁전이 있었습니다. 노력한 점은 일기 한 편을 48줄 썼습니다. 일기는 열세 편을 썼습니다.
강정훈 : 방학 때 부산에 가서 누나랑 꼼장어를 먹었습니다. 칼국수를 먹고 냉채족발을 먹었는데 토했습니다. 노력한 것은 방과후 수업을 한 번도 안 빼먹고 다녔습니다.
강민서 : 일기는 열세 편 썼고, 독서록을 다섯 편 썼습니다. 운동을 일주일에 세 번씩 하려고 노력했는데 성공했습니다. 스포츠 센터에서 피겨스케이트를 배웠습니다. (일기 한 편 읽어줌) 방학 때 방과후를 빠지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네 과목을 했는데 두 과목 밖에 못해서 아쉽습니다. 학원에서 서울 키자니아에 가서 직업체험을 했습니다.
강량희 : 설날에 큰엄마가 있는 문경에 갔습니다. 가는 길에 차가 막혀 다섯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문경에 가니 언니, 오빠, 내랑 같은 또래 아이들이 갑자기 놀려서 짜증이 났습니다. 아빠가 참으라고 했습니다.
한 명씩 차례로 나와서 모든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려니 무려 세 시간이나 걸렸다. 하지만 친구들의 방학생활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거듭 말하지만 모두 건강하게 온 것만으로도 고맙고 또 방학을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냈을까, 무엇을 뜻 깊게 했을까 기대하며 이런 시간을 마련한 건 더 많이 배우기를 바라는 내 욕심 때문이다. 이런 욕심에 보답해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한다.
“얘들아, 모두들 건강하게 만나게 되어 반가워. 달력을 보니 우리가 함께 공부할 날도 채 열흘이 남지 않았네. 다음주 토요일이 종업식이니까 말야. 그 동안 남은 공부도 하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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