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1 교실일기

6월 15일 - 붙어볼 만하네!

늙은어린왕자 2011. 6. 16. 00:45

6월 15일 수요일 흐림
붙어볼 만하네!

 

  “오늘은 붙어볼 만하겠네요.”
  합동체육 시간에 경기를 시작하려는데 한 아이가 말을 건넸다. 오늘은 1반과 2반의 시합이 있는 날이다. 여태껏 3반한테 얼마나 시달렸으면 이런 말이 나왔을까?
  사실 지금까지 축구, 피구, 발야구, 티볼 같은 단체경기에서 우리 반과 2반은 3반한테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어떤 아이들은 3반과 시합하는 것 자체를 공포(?)로 생각하고 경기하는 걸 싫어한다.
  3반 아이들을 청백으로 가른 뒤 청군은 1반, 백군은 2반으로 보냈다. 그리고 남학생은 축구장으로, 여학생들은 티볼 경기장으로 모으고 경기를 벌였다. 결과는 남학생들은 무승부, 여학생들은 우리 반이 이겼다.
  “휴~ 이제 겨우 한 번 이겼네요.”
  우리 반 아이들은 조마조마했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비록 3반한테 이긴 건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이겨서 기분 좋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2반 아이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교실로 들어갔다. 어차피 우리 반과 2반이 라이벌 관계라면 두 반이 각각 한 경기씩 나눠 이겼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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