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1 교실일기

9월 22일 - 4학년의 논술

늙은어린왕자 2011. 9. 27. 12:12

9월 22일 목요일 맑고 선선하다.
4학년의 논술

 

 

  ‘초등학생의 휴대전화 사용’ 문제에 관해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제 했던 논술대회 때 아이들이 써 놓은 글을 살펴보았다.
  먼저 아이들의 주장을 찬성과 반대로 나눠보니 15대 12로 찬성이 조금 많았다. 찬성이 더 많긴 했지만 예상보다는 숫자가 그리 크지 않았다. 중고등학생들이었다면 찬성 쪽이 훨씬 많았으리라.
  다음으로 주장에 따른 근거를 살펴보았다. 논술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므로 밑줄을 치며 하나하나 분석하며 읽었다.
  찬성 쪽에서는 평소에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연락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한 일이 생길 때 연락하기 위해, 공중전화나 교실 전화가 불편하기 때문에, 휴대폰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요즘은 누구나 휴대전화를 쓰는 시대이기 때문에 초등학생도 휴대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반대 쪽에서는 전자파가 어린이에게 해로워서, 수업 시간에 선생님 몰래 문자나 전화를 하기 때문에, 나쁜 정보가 많이 들어오므로, 중독 위험이 있어서, 잘못 쓰면 요금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휴대전화는 필요 없다는 주장을 했다.
  이어서 이런 근거를 뒷받침하는 사실이나 자료를 따져보았다. 초등학교 4학년에게 근거를 뒷받침하는 가장 좋은 재료는 바로 자기 경험이다. 보고, 들은 경험을 근거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넣었는지 살폈다. 물론 통계자료나 연구자료, 뉴스를 조사해 와서 넣은 글은 더 좋게 봐주었다.
  끝으로 글 전체의 짜임새를 살펴보았다. 쓰기 전에 짜임새에 관해 공부한 덕분에 처음-가운데-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따른 아이들이 많았다.
  문제는 이 가운데 두 편을 골라서 상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슷비슷한 수준이어서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써놓고 보니 이 글도 논술처럼 딱딱한 글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