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찾아주는 놀이
-''우리놀이 백가지'를 읽고-
얼마 전 한 TV 방송에서 '속도와 시간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이 잃는 것'에 관해 깊이 있는 시각으로 다루는 것을 보았다. 우리 사회가 산업화, 도시화를 거치면서 인간이 설 땅이 넓혀지고 1분 1초라도 더 벌기 위해 산천을 파헤쳐 도로를 넓히는 동안 사람들은 소중한 자연의 향기와 숨소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로 도로의 소음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못하는 교실 풍경과 고속도로를 넓히는 구간에서 파괴되는 자연의 모습들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속도와 시간'에 밀려난 것 중에 내일을 이끌어갈 우리 아이들이 설 자리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어른들로부터 경쟁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를 강요당하며 쫓기듯 학교와 학원에 내몰리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 시간도 공간도 잃어가고 있다.
이런 탓에 아이들은 공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며 어울려 놀아야 할 시기를 TV와 컴퓨터, 오락기 앞을 전전하며 자신들만의 또래문화 대신 개인적이고 폐쇄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재용·이철수님의『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놀이 백가지』는 이러한 문제를 가슴 속 깊이 느끼며 아파하고, 나아가 사라져가는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되살려야겠다는 저자들의 집념이 엿보이는 책이다. '아침 출근 시간에 맞춰 노란 가방을 메고 내몰리듯 집을 나가야 하는 측은한 내 아이가 눈에 아른거렸다'는 저자의 푸념 섞인 한마디는 이를 잘 대변해준다.
책을 펼쳐보면 종이비행기에서부터 바람개비, 물레방아, 풀각시, 망개목걸이, 밀짚 여치집, 대나무 물총, 도토리 팽이 등 시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어른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만들어 놀아보았을 놀잇감 100여 가지가 저자의 애정어린 손길에 재현되어 생생한 사진과 그림으로 함께 실려 있다.
특히 각 장의 앞부분에는 놀잇감을 만드는 장면, 노는 장면들이 '화석처럼 굳어져버린 기억을 더듬어내는 과거와의 숨바꼭질 끝에' 눈앞에 펼쳐지듯 글로 그리고 있어 책을 읽는 이에게 그 속에 빠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는 줄곧 놀잇감을 만들어 노는 놀이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다양한 놀잇감은 집 주위나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 종류도 가지각색이었다. 물오르는 나뭇가지, 나뭇잎, 꽃, 물, 불, 나뭇잎, 풀잎사귀, 보릿대·밀대, 낙엽, 돌맹이,…심지어는 감자와 같은 음식이나 병뚜껑처럼 쓸모 없을 법한 것들도 좋은 놀잇감이었다.
한마디로 주위에 있는 모든 공간이 놀이공간이요, 눈에 보이는 것이나 손에 잡히는 모든 것들을 놀잇감으로 이용했다. 아마도 그러한 놀잇감을 구하기 어려웠거나 만들기 어려웠다면 놀이도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놀잇감을 구하고 만드는 것은 그 자체가 재미 있는 놀이이기도 했지만 이리 저리 손끝을 놀리고 다듬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창의력이 생길 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사랑도 느끼게 된다. 손때 묻은 놀잇감으로 놀이를 하는 동안 치솟는 뿌듯한 성취감은 더 말하여 무엇하랴.
현대의 아이들은 자연과 단절된 환경탓에 놀잇감을 돈을 주고 사게 되는데 모두 규격화 된데서 다양성을 배울 수 없고, 손을 이리 저리 놀리지 못하니 창의력을 키울 수 없으며, 때로는 주사기나 예리한 칼, 고성능 총같은 장난감에 피해를 입기도 하고 더 나아가 이들을 통해 반사회적 행동을 배운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더군다나 이마저도 갖고 놀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영국의 섬머힐은 '어린이가 노는 능력을 잃어버렸을 때 그는 심리적으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어린이는 자기와 접촉하는 다른 어린이에게도 위험한 존재가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언제 어디서나 놀 줄 아는 아이, 놀 마음이 있는 아이에게서 창의적인 사고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마음이 나올 수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놀이는 아이들에게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이고 아이들의 삶이다. 이제 앞만 바라보고 달려나온 어른들이 조금만 천천히 가며 아이들이 설 자리, 즉 삶을 찾아주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단순히 사라져가는 우리의 유년문화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뛰어넘어 척박한 도심에서 기계적이고 메마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풋풋한 삶내음 나는 보물상자를 전해주려는 저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우리 놀이 백가지』는 이런 문제를 느끼고 아이들과 함께 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믿는다. (동보서적 원고)
-''우리놀이 백가지'를 읽고-
얼마 전 한 TV 방송에서 '속도와 시간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이 잃는 것'에 관해 깊이 있는 시각으로 다루는 것을 보았다. 우리 사회가 산업화, 도시화를 거치면서 인간이 설 땅이 넓혀지고 1분 1초라도 더 벌기 위해 산천을 파헤쳐 도로를 넓히는 동안 사람들은 소중한 자연의 향기와 숨소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로 도로의 소음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못하는 교실 풍경과 고속도로를 넓히는 구간에서 파괴되는 자연의 모습들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속도와 시간'에 밀려난 것 중에 내일을 이끌어갈 우리 아이들이 설 자리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어른들로부터 경쟁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를 강요당하며 쫓기듯 학교와 학원에 내몰리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 시간도 공간도 잃어가고 있다.
이런 탓에 아이들은 공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며 어울려 놀아야 할 시기를 TV와 컴퓨터, 오락기 앞을 전전하며 자신들만의 또래문화 대신 개인적이고 폐쇄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재용·이철수님의『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놀이 백가지』는 이러한 문제를 가슴 속 깊이 느끼며 아파하고, 나아가 사라져가는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되살려야겠다는 저자들의 집념이 엿보이는 책이다. '아침 출근 시간에 맞춰 노란 가방을 메고 내몰리듯 집을 나가야 하는 측은한 내 아이가 눈에 아른거렸다'는 저자의 푸념 섞인 한마디는 이를 잘 대변해준다.
책을 펼쳐보면 종이비행기에서부터 바람개비, 물레방아, 풀각시, 망개목걸이, 밀짚 여치집, 대나무 물총, 도토리 팽이 등 시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어른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만들어 놀아보았을 놀잇감 100여 가지가 저자의 애정어린 손길에 재현되어 생생한 사진과 그림으로 함께 실려 있다.
특히 각 장의 앞부분에는 놀잇감을 만드는 장면, 노는 장면들이 '화석처럼 굳어져버린 기억을 더듬어내는 과거와의 숨바꼭질 끝에' 눈앞에 펼쳐지듯 글로 그리고 있어 책을 읽는 이에게 그 속에 빠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는 줄곧 놀잇감을 만들어 노는 놀이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다양한 놀잇감은 집 주위나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 종류도 가지각색이었다. 물오르는 나뭇가지, 나뭇잎, 꽃, 물, 불, 나뭇잎, 풀잎사귀, 보릿대·밀대, 낙엽, 돌맹이,…심지어는 감자와 같은 음식이나 병뚜껑처럼 쓸모 없을 법한 것들도 좋은 놀잇감이었다.
한마디로 주위에 있는 모든 공간이 놀이공간이요, 눈에 보이는 것이나 손에 잡히는 모든 것들을 놀잇감으로 이용했다. 아마도 그러한 놀잇감을 구하기 어려웠거나 만들기 어려웠다면 놀이도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놀잇감을 구하고 만드는 것은 그 자체가 재미 있는 놀이이기도 했지만 이리 저리 손끝을 놀리고 다듬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창의력이 생길 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사랑도 느끼게 된다. 손때 묻은 놀잇감으로 놀이를 하는 동안 치솟는 뿌듯한 성취감은 더 말하여 무엇하랴.
현대의 아이들은 자연과 단절된 환경탓에 놀잇감을 돈을 주고 사게 되는데 모두 규격화 된데서 다양성을 배울 수 없고, 손을 이리 저리 놀리지 못하니 창의력을 키울 수 없으며, 때로는 주사기나 예리한 칼, 고성능 총같은 장난감에 피해를 입기도 하고 더 나아가 이들을 통해 반사회적 행동을 배운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더군다나 이마저도 갖고 놀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영국의 섬머힐은 '어린이가 노는 능력을 잃어버렸을 때 그는 심리적으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어린이는 자기와 접촉하는 다른 어린이에게도 위험한 존재가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언제 어디서나 놀 줄 아는 아이, 놀 마음이 있는 아이에게서 창의적인 사고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마음이 나올 수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놀이는 아이들에게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이고 아이들의 삶이다. 이제 앞만 바라보고 달려나온 어른들이 조금만 천천히 가며 아이들이 설 자리, 즉 삶을 찾아주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단순히 사라져가는 우리의 유년문화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뛰어넘어 척박한 도심에서 기계적이고 메마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풋풋한 삶내음 나는 보물상자를 전해주려는 저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우리 놀이 백가지』는 이런 문제를 느끼고 아이들과 함께 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믿는다. (동보서적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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