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구조를 가운데 놓고 바라본 교원평가 정책
2008년부터 교원평가를 전면 실시한다고 합니다. 혼란스럽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평가문제를 바라볼 수 있지만 승진구조를 중심으로 교원평가 문제를 풀어볼까요?
일단 10년 전으로 돌아가 봅시다. 전교조 선생들 젊고 정말 열정적으로 헌신적으로 아이들에게 봉사하는 분들이 절대다수였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죠? 그런데 왜 지금 이런 분들이 능력 없는 사람들로 찍히고 있을까요. 다소 이분법적인 구분이지만 이해를 드리고자 그러니 헤아리면서 읽어주십시오.
학교에는 중간지대를 생략하고 두 부류의 교사들이 공존합니다. 요약하면 행정가를 지향하시는 분들과 교사를 지향하시는 분들이라고 할까요?
행정가를 지향하는 부류는 연구점수, 벽지점수, 농어촌 점수, 특수학급 담임 등 부가점수를 얻어서 승진하려는 부류입니다. 이런 분들은 연수를 받아도 점수가 되는 연수를 선호하지요. 예를 들어 만약 아이들에게 연극이나 북아트, 동화읽기 등 지도가 필요하다고 관련단체에서 연수회를 열면 이런 분들은 그 연수의 취지는 좋으나 자신의 승진에 점수가 안되기 때문에 거의 참여를 안합니다. 대부분의 교감, 교장, 장학사 그리고 이들의 따르고자 하는 분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물론 뜻있는 일부 관리자들은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며 점수를 얻어 승진하기도 합니다.
또 한 부류는 교사를 지향하는 쪽인데, 승진과 상관없이 수업 연구하고 학생들과 삶을 공유하고자 하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이들 중에도 점수를 얻어서 승진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긴 하지만 대부분 수업이나 생활지도에 필요하다면 점수와는 상관 없이 연수를 받거나 모임을 갖거나 관련 공부를 합니다. 위에서 말한 연수회를 열면 이런 분들이 찾아옵니다. 많은 전교조 선생님들이 이런 부류에 속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전교조 선생님들이 오로지 참교사만을 지향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전체 비율로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부류 중 여러분이 원하는 교사상은 어떤 것입니까? 아마 제대로 판단을 못하시겠죠? 최소한 이 두 부류의 교사들이 공존하는 것이 학교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 나라는 지나친 행정 위주의 관행이 사회 제반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학교도 마찬가지라 똑같은 교사로 출발했지만 점수를 따서 승진하여 교장, 교감, 장학사 등 행정가가 되면 일반 교사들 위에 올라서는 구조입니다. 그들이 교육행정가로서 교사보다 낮은 위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전으로 인사나 예산집행 등 갖가지 권한을 쓰게 되는 체제라는 것이지요. 현재 학교 행정을 보면 공문처리나 교육청에서 점검하는 사항을 빼 먹으면 난리가 나지만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수업 한 시간 정도 빼 먹는 것은 예사입니다. (이럴 때 자습을 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되겠지요) **전교조 선생님들 중 이런 상황에서 수업 빼먹지 말자고 교장한테 대들었다가 찍히는 분들 많습니다.
그런데 교원평가가 실시되면 대부분의 평가자는 관리자 즉 승진한 행정가가 되고, 평가대상은 평교사가 됩니다. 행정구조에서 힘 없는 자가 교사이다 보니 자신의 소신대로 철학대로 연수받고 수업 하다보면 어느 새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수 있다는 모순을 교원평가 정책은 가지고 있습니다. 전교조 선생님들이 교원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이런 모순된 승진제도와 행정중심의 행정체계의 변화 또는 폐기를 선결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청, 교육부와 싸우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교원평가를 요구하시려면 이런 점을 이해해주시고, 승진제도 개혁과 교장, 교감에 대한 평가도 요구하시면 좀 균형이 잡히겠지요?
'삶을가꾸는글쓰기 > 교육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험을 앞두고 (0) | 2007.02.27 |
---|---|
자연과 벗하고 우정을 키우는 우리 반 숲 속 학교 (0) | 2007.02.27 |
떠돌이 개 (0) | 2007.02.27 |
무서운 이야기 들려주기 (0) | 2007.02.27 |
수학시간에 뿌린 사탕 (0) | 2007.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