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생활·등산

가덕도 응봉산을 밀양고교 친구들과 오르다

늙은어린왕자 2010. 1. 18. 23:29

 1988년 2월 밀양고등학교 졸업앨범에 실린 나와 인식, 대기

 

 

2010년 1월 14일 오후 두 시경

고교시절 한 교실에서 공부했던 친구 인식, 대기와 장유에서 만나 가덕도로 향했다. 처음 목적지는 가덕도에서 가장 높다는 연대봉이었다. 그러나 오후 세 시쯤 여유있게(?) 가덕도 천가동에 도착해서 왕복 세 시간이 걸린다는 주차장 관리인의 말을 듣고 바로 옆에 있는 응봉산으로 행선지를 바꿨다. 계획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가는 것은 좋았으나 구두를 신고 와서 급해 내 차에 있는 여분 운동화를 신은 인식이와 산행길을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산에 가자고 목청만 높인 대기와 그것도 해질녘에 가는 발걸음이 썩 편치는 않았다는 것은 밝혀둔다. (대기, 인식이 이 글을 본다면 유념하라!)

 

나로선 가덕도는 이번이 두 번째 걸음이다. 처음 온 것은 가장 남쪽 국수봉 아래 등대 근처에서 갯바위 낚시를 하러 왔을 때다. 그 때는 육로로 오지 않고 용원(?) 근처에서 작은 어선을 타고 와서 가덕도가 어떻게 생겨먹은 곳인지 전혀 감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가덕도 방문이 가덕도라는 섬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나  너무 늦게 도착했고, 행선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 오히려 불안감만 잔뜩 안게 된 것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응봉산 꼭대기까지 가는 길에 만난 사람이라고는 중턱에서 한가롭게(!) 잡담을 하고 있던 산불 방지 요원 두 명 밖에 없었다. 그 분들을 뒤로 하고 한 5분 쯤 올랐을까. 갑자기 "아!" 하는 탄성을 불러일이키는 장면을 만났다. 신항만 근처 인간이 만들어낸 거대한 물신의 벽 옆에서 꾀죄죄하게 숨어 있던 칙칙한 바다가 아니라 지평선이 푸르게 트인 드넓은 바다를 만난 것이다. 우선 거기서 사진 한 컷 담았다. (그들의 얼굴에는 고등학교 때의 청순함과 패기 있는 모습은 사라지고 신항만 옆에서 보았던 칙칙한 느낌이 스친다.)

 

 

 

 

김대기는 얼굴 표정이 왜 이런지?

 

조금 더 올라가니 제법 덩치가 있는 바위들이 우람하게 서 있었는데, 그제야 모두들 출발할 때 가졌던 불안감은 사라지고 로또라도 쥔 듯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바윗길도 좋았지만 전망이 그만큼 좋았다는 말이다. 가장 전망 좋은 너럭바위 위로 올라가 천길(?) 낭떠러지 너머로 보이는 낙동강 하구와 길게 늘어진 모래톱들, 저멀리 전망좋은 바닷가에 서있는 아파트들과 다대포, 몰운대를 감상했다. 간만에 속이 시원하였다. 하늘 사정만 좋았으면 우리땅일 뻔했던 대마도도 훤히 볼 수 있었을텐데 그것만 빼고는 다 좋았다고 할까.

 

 

 

 

 

 

 

 

 

저마다 똥폼 잡고 여러 컷 담다 보니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어서 하산하였다. 오는 길에 바람을 막아주는 바위 뒤에서 준비해간 맥주 한 잔씩 돌렸다. 그 시원함이란...(컵이 없어서 물병에 있던 물을 버리고 맥주를 담아 먹었다는 전설이...)

 

손인식! 

대학을 졸업하고 잠적하는 바람에 행방이 궁금했는데 태국 푸켓에서 관광업 열심히 하고 있단다. 그래서 이번에 한국에 들어와서 10년 만에 우리 앞에 처음 얼굴을 내민 것이다. 뒤늦게라도 이렇게 만나서 알게 된 것도 많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그러나 만남의 기회를 늘리다 보면 차차 알게 될 거라 믿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처자식 먹여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너의 앞길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 바란다.

 

이 글이 인터넷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글이니까 홍보도 좀 하련다. 만약 태국 푸켓으로 여행 가실 분들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꼭 BEST SEVEN TOUR의 손인식 사장한테 연락하시길.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한 정통파입니다. 연락처를 덧붙이자면 001-66-76-264-388(태국 유선전화), 001-66-81-346-1750(태국 손전화), 010-8346-1750(한국 손전화), E-mail-kikison777@gmail.com입니다.

 

별 계획 없이 출발했던 산행이 소 뒷걸음 치다 쥐 잡은 모양 마냥 좋은 산행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두 번째 들른 가덕도, 너도 다시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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