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1일 목요일 구름 조금
로드뷰
「정보와 생활」 시간에 컴퓨터실에서 인터넷으로 우리 고장 살펴보기를 했다. 마침 사회과에서 우리 고장에 관해 배우고 있어서 수업내용을 연계하기가 좋았다.
요즘 인터넷 업체마다 지도 보기를 서비스하는데 오늘 수업에는 <다음>의 ‘로드뷰’를 이용하기로 했다. ‘로드뷰’는 하늘에서 찍은 땅의 모습을 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나라 어디든지 가고 싶은 곳의 모습을 촬영해서 직접 보는 것과 똑같이 볼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서비스다.
우선 지도에 들어가서 ‘로드뷰’를 눌러 들어가도록 했다. ‘로드 뷰’로 들어가면 도로에 파란 선이 나타나는데 오뚝이처럼 생긴 아이콘을 파란 선 위에 놓으면 그 곳의 모습이 나온다. 화면이 보이면 마우스로 끌어서 왼쪽 오른쪽으로 돌려보기도 하고 아래위로 살펴볼 수도 있다.
기능을 간단히 알아본 뒤 우리가 처음 간 곳은 학교 앞이다. 학교 교문과 건물, 해반천과 경전철 역이 선명하게 나왔다. 처음에 ‘로드뷰’로 고장을 둘러보자고 했을 때 재미없는 거 한다고 짜증내던 아이들이 이때부터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와 우리 학교다.”
“어, 내가 아는 어린이집 차도 있다.”
학교에 오가며 늘 보던 장면이 나오자 아이들의 손놀림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화살표를 누르면 가고 싶은 쪽으로 갈 수 있다고 했더니 이곳 저곳으로 흩어져 갔다. 눈치 빠른 아이들은 ‘주행’ 버튼을 누르면 화살표를 누르지 않아도 마치 달리는 차 안에서 보는 것과 같다는 점도 알아냈다.
“집으로 가도 돼요?”
“할머니 집 가도 돼요?”
‘로드뷰’로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점을 알고는 여기저기서 주문이 들어왔다. 가고 싶은 곳으로 가보라고 했더니 대부분 자기 집으로 방향을 잡았다.
“우리 아파트 여기 있어요.”
“선생님, 여기가 우리 집이에요.”
“우리 집 앞에 있던 포장마차에요.”
집을 찾은 아이들이 마치 산삼이라도 발견한 듯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좁은 골목에 집이 있는 아이들은 아쉬워했다. '로드뷰'가 큰 길을 지나가며 찍은 장면 뿐이어서다.
집과 동네를 둘러본 아이들은 시내 다른 곳에 있는 친척집도 찾아 나섰다. 몇몇 아이들은 밀양이나 부산으로 떠나기도 했다.
시현이는 경주에 있는 친척 집에 간다며 주행 버튼을 누르고 움직이는 화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움직이는 속도를 보니 오늘 오전 중에는 경주까지 가기가 힘들 것 같았다.
“시현아, 이렇게 가면 경주까지 두 시간도 넘게 걸린다.”
“천천히 가면 돼요.”
“그러지 말고 오뚝이 아이콘을 경주로 옮겨라. 그러면 바로 경주까지 갈 수 있다.”
“괜찮아요. 그냥 이렇게 둘게요.”
녀석은 경주까지 가는 게 목표가 아니라 차를 타고 드라이버 하는 기분을 내고 싶었던 것 같았다.
재미있게 돌아다니다 보니 마칠 시간이 됐다. 교실로 나서는데 동협이는 여전히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동협이도 시현이와 같이 주행 버튼을 눌러놓았다.
“동협아, 어디 가는 길이고?”
“제가 아는 감자탕 집요.”
“길 아나?”
“예, 이쪽으로 쭉 가면 돼요.”
얼른 교실로 가자고 해도 감자탕 집을 보고 온다고 해서 그냥 두고 왔다. 나중에 동협이한테 물어보니 결국 못 가보고 왔다고 해서 웃었다.
컴퓨터실에서 아이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건 게임이다. 가끔 교재 공부가 일찍 끝나면 대부분 게임만 하지 타자 연습이나 정보 찾기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로드뷰’는 색다르게 다가갔던 모양이다. 처음으로 게임이 아닌 활동에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고장의 모습 살펴보기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 공부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을 것 같다.
컴퓨터 시간에 지도에 가 보았다. 선생님이 로드뷰에 가라고 해서 갔는데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나는 우리 집, 량희 집, 학교, 제주도, 부산, 밀양, 탑 마트에 갔다.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곳은 서울, 바다다.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 갔다. 로드뷰를 써보니까 내가 드라이브 하는 것 같았다. 집에 가서 또 하고 싶다. (이혜민)
2교시 컴퓨터 시간에 다음 로드뷰를 했다. 내가 간 곳은 우리 학교다. 가고 싶은 곳은 우리 집이지만 길이 없어서 못 들어갔다. 그렇지만 내가 간 곳으로 만족한다. 나는 <다음>에 로드뷰가 없는 줄 알았는데 다른 동네까지 갈 수 있었던 게 신기했다. 나도 컴퓨터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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