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월요일
시험 선물
며칠 있으면 중간고사를 치른다. 새 학년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수학 시간에 아이들이 문제 푸는 모습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몇몇 아이들 얼굴에서 긴장한 표정이 엿보였다.
“이번 수학 문제는 쉽게 냈다.”
걱정을 덜어주고 싶어서 이렇게 말했더니 아이들 얼굴이 활짝 피어났다.
“진짜요? 와!”
빈 말이 아니다. 이번 중간고사 수학 문제는 내가 냈다. 꼭 알아야 할 기본 개념만 알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만 골라 넣었다. (교사모임에 이런 문제지가 있어서 가져왔다고 하는 게 정확하겠다.)
“그래도 방심하면 안 돼. 아무리 문제가 쉬워도 실수로 틀리는 수가 있으니까.”
“맞아요. 우리 엄마도 안 틀려도 되는 문제를 실수 때문에 많이 틀린다고 했어요.”
미경이는 엄마한테 단단히 주의를 받은 모양이다. 미경이가 말을 이었다.
“이번에 올백 맞으면 우리 엄마가 MP3 사준대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괜히 기대가 된다. 하지만 나 때문에 백 점 못 받았다는 소리가 나올까봐 살짝 긴장이 되기도 한다. 나는 쉽다고 느껴도 아이들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저는 터치폰 사 준대요.”
민서도 은근히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엄마는요, 시험 잘 치면 노트북 사준다고 했어요.”
“저는 용돈 올려준댔어요.”
수지와 (정)현민이도 질세라 한 마디씩 보탰다.
모두들 시험 잘 쳐서 원하는 걸 이루면 좋겠다. 그러려면 나도 마음을 다잡고 내일부터 이틀 동안 복습이라도 잘 시켜주어야겠다.
'삶을가꾸는글쓰기 > 2011 교실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 27일 - 사회 복습 (0) | 2011.04.29 |
---|---|
4월 26일 - 시험 대비 낱말 스피드 퀴즈 (0) | 2011.04.27 |
4월 22일 - 성윤이 유명한데? (0) | 2011.04.23 |
4월 21일 - 봄 현장학습 (0) | 2011.04.23 |
4월 20일 - 외면당한 밥상머리 공부 (0) | 2011.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