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보니 마침 고분 언덕 옆에 작은 슈퍼마켓이 하나 눈에 띄었다. 허름한 가게에 들어서니 주인아저씨가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손님을 맞았다. 냉장고 안에는 모든 아이들이 먹고도 남을 만큼 아이스크림이 가득 들어있었다. 한 개당 가격은 최소 800원.대략 계산해보니 2만원 만이면 충분했다.
아이스크림을 가득 담은 검은봉지를 들고 문을 나서자 언덕 위에서 기다리던 아이들이 내 이름을 외쳐불렀다.
"이정호!"
"이정호!"
"이정호!"
작은 아이스크림 하나에 아이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누가 보면 국회의원 보궐선거 유세라도 하는 줄 알겠다.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고 다시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