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1 교실일기

9월 8일 - 심심풀이 대청소

늙은어린왕자 2011. 9. 13. 16:40

9월 8일 목요일 구름 반 하늘 반
심심풀이 대청소

 

  점심 먹고 올라왔더니 미경이, 민서, 민지가 책걸상을 모두 뒤로 밀고 있었다. 교실을 맡은 아이들은 따로 있는데도 스스로 대청소를 하겠다고 했다. 평소에는 자기가 맡은 곳도 하기 싫어하더니 웬일일까.
  “할 일이 없어서요.”
  “방과 후 수업 가려면 아직 30분 넘게 기다려야 해요.”
  함께 올라온 1학년 2반 선생님과 나는 아이들 말을 듣고 웃었다. 시간 많다고 하는 일 없이 돌아다니지 않고 청소한다니 얼마나 기특한가.
  우리가 일 하는 동안에 아이들은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채 교실을 쓸고 닦고 정리했다. 뒤늦게 온 지상이와 혜민이도 거들었다. 좀 시끄럽기는 해도 들을 만 했다.
  “얼른 집에 안 가나! 시끄러워서 아무 일도 못하겠네. 도서실에 가서 책 읽든지!”
  평소에 방과 후 수업 하러 왔다 갔다 하며 시끄러웠으면 이런 잔소리를 늘어놓거나 아이들을 내쫓았을 것이다.
  아이들이 깨끗이 정리해놓은 교실을 보니 이런 날도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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