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월요일 구름 많음
아이들의 제안 1
듣기말하기쓰기 시간에 제안하는 글쓰기를 하려고 우리 주변에서 생기는 문제를 몇 가지 알아보았다. 아이들이 낸 의견은 세 가지였다.
1. 학교 앞에 문구점이 없어서 불편하다.
2. 신발장이 현관에 있지 않고 교실 앞에 있어서 교실로 오가는 동안 양말이 더러워지고 가시에 찔린다.
3. 주변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학교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내어주어서 운동장이 복잡하고 쓰레기가 많다.
의견을 받아보니 참 그렇구나 싶었다. 3번은 어른인 나도 공감했던 문제이지만 1번과 2번을 보니 아이들이 느끼는 불편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구점은 재작년까지는 있었는데 김해시에서 문화재구역을 정비하면서 철거당하고 그 자리에는 주차장이 들어서 있다. 문구점이 있었으면 학교를 오가며 또는 급할 때 쪼르르 달려 나가 필요한 것도 사고 아이들 말대로 간식도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신발장 문제는 문구점 보다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사실 선생님들 신발장은 현관에 있어서 구두를 벗고 바로 실내화로 갈아 신을 수 있어서 양말에 때 묻힐 일은 없다. 그런데 아이들 신발장은 교실 앞에 있으니 양말이 기름과 먼지에 쉽게 더러워지고 또 낡은 나무 바닥에서 삐져나온 가시도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었을 것이다.
오후에 신발장 문제를 한 선생님한테 말했더니 그 선생님이 며칠 전에 방문했던 학교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학교에서는 신발장을 현관에 두고 선생님들처럼 바로 갈아 신게 한다고 한다. 또 실내화는 우리가 신는 흰색 실내화만 고집하지 않고 슬리퍼도 자유롭게 신게 한다고 덧붙였다. 흰색 실내화는 쉽게 때를 타고 여름에 땀이 많이 차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참 본받을 만한 점이었다.
아이들이 이런 문제에 관해 글을 써내면 단지 수업 발표용으로만 쓸 게 아니라 내년부터라도 학교 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보관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 수업이 기대된다.
'삶을가꾸는글쓰기 > 2011 교실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 30일 - 공포의 장난문자 (0) | 2011.12.12 |
---|---|
11월 29일 - 제안하는 글쓰기 (0) | 2011.12.12 |
11월 25일 - 생각주머니 글 고르기 (0) | 2011.12.12 |
11월 24일 - 딩크족 (0) | 2011.11.26 |
11월 23일 - 11월 이야기 (0) | 2011.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