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생활일기

연관검색어

늙은어린왕자 2013. 3. 14. 01:06

  아침에 초딩 4학년 작은 딸이 말했다.
  "아빠, 개학하는 날 교장선생님 안 나왔어요. (방송 화면에) 교장선생님 떴는데 교감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진짜? 뭐라 하시던데?"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시던데요."
  "응, 그랬구나."
  "근데 아빠, 학력위조가 대학이나 대학원 안 나왔는데 자랑하는거죠?"
  "자랑하는 거 하고는 조금 달라. 그건 아빠가 하버드대학 안 나왔는데 나온 것처럼 가짜졸업장을 만드는 거 하고 같아."
  "우와~진짜 나쁘네요. 그럼 어떻게 남한테 얼굴을 들고 다니지?"
  그러자 옆에 있던 6학년 큰 딸이 끼어들었다.
  "아빠, 네이버에 '학력위조교장' 치면 우리학교 이름하고 교장샘 이름도 연관검색어로 떠요."
  "정말?"
  "네, 보세요."
  딸이 전화기로 화면을 보여주었다. 사실이었다.
  "이거 어떻게 알았는데?"
  "에이 아빠는? 친구들도 다 알아요. 카스에 올라와 있는걸요."
  얼마 전 지역 교육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은 이렇게 우리 생활에 침투하고 있었다. 어디 우리 가정 뿐이랴. 딸의 학교를 다니는 대부분 아이들의 가정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들이 오가지 않았을까? 마음이 무겁다. (2013년 2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