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다 보니 내가 가진것이 참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다는 것을 동시에 느낀다. 하지만 많다는 쪽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작은 힘이나마 사회에서 소외되는 쪽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가끔 찾는다. 이번에 정토회라는 단체를 친구가 소개해주어서 들어갔는데 이름은 널리 들었다. 지율 스님 단식 때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평화지킴이' 명목으로 1만원 기부를 했다.
몇몇 단체에 매월 1만원씩 기부하는 것 외에 나는 잡지를 제법 구독하는 편이다. 사실 잘 읽지는 못한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지만 그냥 기부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받고 있다. 모두 비주류(??) 언론사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월간 '말', 월간 '우리교육', 한겨레신문, 한겨레21, 한국글쓰기회보, 계간 '어린이와 함께 여는 국어교육' 이런 것들이다. 얼마 전까지 보리출판사에서 나오는 '작은책'도 봤고, 내일을여는책에서 나오는 '처음처럼' 이라는 격월간지도 봤는데 지금은 안본다. '작은책'은 안본다는 소리도 안했는데 보내지 않아서이고, '처음처럼'은 폐간되어 못 보고...
이 가운데 제일 읽지 않는 것은 '말'지다. 내용에 깊이가 있어서인지 참 읽기가 싫다. 하지만 구독기간이 만기가 될 때쯤 서울에서 걸려오는 전화에서 "선생님 아니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간절하게 이야기하면 도저히 뿌리치지 못한다. 이렇게 본 게 벌써 6년이 되었다.
월간 '우리교육'은 10여년 전에 전교조 해직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교육월간지인데, 제법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고는 하나 어려운 출판문화 속에 이 잡지도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계속 구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잡지는 교사 직업을 갖고 있는 내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기는 하다.
'한겨레 21'은 몇 달 전부터 한겨레가 자금난에 못이겨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길래 도움을 줄 방법을 찬던 중 주간지를 봐달라고 서울 본사에서 전화가 와서 보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내용이 너무 참신하고 여기 저기서 부담없이 펼쳐볼수 있기도 하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아내도 참 잘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신문이야 대학생 때부터 봐왔던 것이지만 한겨레21은 가끔 기차 탈때나 사서 봤는데 요즘 더욱 볼거리가 많아진 느낌이다. 그래서 몇 주 지난 것도 쌓아두고 가끔 펼쳐보고 있다. 기부한다는 생각으로 봤는데 뜻밖의 수확을 건진 셈이다.
글쓰기회보는 이오덕 선생님을 떠올리면 알 수 있는 단체이고 매월 회보가 온다. 초등 국어교육 계간지는 최근에 발간된 것인데 언제 폐간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오는 한 볼 계획이다.
이런 투자에 비해 정토회에 기부한 1만원은 참 작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런 일에 내 작은 힘을 보탰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뿌듯하다. (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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