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생활일기

잠못 드는 밤

늙은어린왕자 2014. 12. 24. 21:49

새벽 1시 30분을 넘기는 시각 컴퓨터 앞에 앉는다.

 

어진이가 열이 많이 나기도 했고 나 또한 어제 치료한 이가 아파서 연가를 내고 쉬었다.

어진이 열은 오르락 내리락 하더니 이제 사그라드는 모양이다. 내 잇몸은 사랑니 쪽이라서 그런지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치통 때문에 몸살이 난 것같다.

 

낮에 잠을 많이 잔 탓에 새벽이 되었는데도 잠이 들지 않는다. 컴퓨터를 켜서 이렇게 앉아 있지만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머리를 더 혼란스럽게 한다. 2주째 눈이 내리고 있다는 호남지방은 꼭 남의 나라 이야기같고, 황우석 교수의 거짓논문 소식은 이제 지겨울 정도다. 내 몸만 안아프면 이런 소식들도 꽤나 흥미거리가 되겠지.

 

내일은 해보기학교 종업식이 있는 날. 여덟번째 아이들이 나간다. 지금은 아프고 괴롭지만 아침이 되면 다시 평소처럼 즐겁게 웃는 얼굴로 가서 노래를 부르고 아이들과 놀고 이야기해야 한다. 일에 묻히면 신체의 아픔도 묻혀버릴까. 쓸데 없는 기대를 해본다.

 

고통으로 내 영혼이 더욱 순수하고 고귀해질 수 있다면 이따위 아픔은 참아낼 수 있으련만...(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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