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0 교실일기

6월 22일 - 낮잠

늙은어린왕자 2010. 6. 25. 11:05

6월 22일 화요일

낮잠


  어제부터 잇몸염증과 몸살감기가 내 몸을 덮쳤다. 지난 주말과 휴일에 건강을 돌보지 않고 생활한 탓이다. 모임과 행사가 겹치니 어쩔 수 없었다.

  어제는 진통제를 먹어도 잠이 오지 않을 만큼 고통이 심하더니 오늘은 조금 낫다. 아이들이 돌아간 오후, 기말고사 시험 문제를 내려고 앉았더니 점심 때 먹은 약기운 때문에 졸음만 밀려왔다. 그래서 아무 일도 못하고 의자에 앉아 졸았다.

  졸고 있는 동안 방과 후 교실에 갔던 아이들이 교실에 들를 때마다 잠깐 잠을 깼다. 그러다 은서와 가연이가 와서 잠을 깨우려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완전히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한 시간 가까이 졸았다. 놀라긴 했지만 깨워주어서 고마웠다.

  은서와 가연이한테 등 좀 때려달라고 부탁했더니 시원시원하게 잘 때렸다. 3학년 치고는 손매가 매서웠다. 은서는 목이나 머리에 지압도 잘 했다. 부모님한테 많이 해본 솜씨였다. 두 아이 덕분에 몸이 많이 풀리고 기분도 좋아졌다. 그래서 사탕을 두 개씩 손에 쥐어주었다.

  사실 지난 3월에 잇몸이 지금처럼 아팠던 적이 있다. 병원에 갔더니 치아 뿌리에 염증이 심하다며 당장 빼자고 했다. 그런데 이 치아를 빼면 옆에 걸려 있는 치아도 같이 없어져서 한꺼번에 두 개를 빼는 셈이 되었다.

  곧 학부모 공개수업도 있고 교내 수업공개도 해야 되는데 발음이 걱정됐다. 다른 치아에 임플란트 하느라 안 그래도 발음이 안 좋은데 더 안 좋아질까 싶어서 염증치료만 하고 말았다.

  그 때 뺐으면 발음은 안 좋아졌겠지만 지금 같은 고통은 없었을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더 고통을 당하는 것 보다는 빼는 게 맞을 것 같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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