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화요일 구름 조금, 바람이 차다.
오해 풀기
낮에 민서 어머니로부터 문자가 왔다.
‘선생님, 현정이 만 원은 오해, 현정이가 사과, 엄마 개입 없이 잘 처리됐어요. 즐거운 하루되세요.’
암호 같은 문자를 보며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정이가 민서한테 스스로 사과했다니 더욱 다행스러웠다.
민서가 현정이 말 때문에 괴로워한다는 건 어제 아침에 민서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읽고 알게 되었다.
“어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민서가 그러더군요. 며칠 전에 희지가 민서에게 ‘현정이가 그러던데, 네가 현정이 한테 만 원을 빌려서 안 갚았다며? 그러니까 네가 거짓말쟁이로 소문이 나 있지.’ 이랬답니다. 또 한 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현정이한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2학년 때쯤 민서가 만 원을 준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민서한테 그 때 주기로 한 만 원을 왜 안주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민서는 이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현정이한테 그런 말을 했더라도 어린 마음에 지나가는 말로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정아, 민서가 옛날에 너한테 그런 말을 했다 치더라도 너한테 돈을 빌려간 것도 아닌데 달라고 하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닐까?”
현정이는 내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자기 행동이 잘못됐다고 쉽게 인정해주었다. 사과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는데도 현정이는 이 때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가 사과까지 한 모양이다.
이렇게 서로의 이야기를 잠깐 듣기만 했는데도 ‘민서가 현정이한테 돈 만 원 빌려가서 안 갚았다’는 말은 쉽게 오해로 드러났다. 만약 그대로 놔두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민서가 현정이 돈 만 원 훔쳐가서 안 준대”
이렇게 더 무시무시한 오해로 변하지 않았을까? 그러면 현정이 돈을 빌려가지도, 훔쳐가지도 않은 민서는 상처를 더 크게 입지 않았을까?
친구들끼리 생활하다 보면 사소한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야기를 나눠서 빨리 오해를 푸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어쨌든 이번에 민서한테 생긴 오해가 빨리 풀려서 무척 다행이다.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현정이 덕분에 더 빨리 해결된 것 같다. 현정이한테 고마운 마음 전한다.
'삶을가꾸는글쓰기 > 2011 교실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 24일 - 수학 골탕 (0) | 2011.03.25 |
---|---|
3월 23일 - '실력 쑥쑥' 수학 오답 공책 (0) | 2011.03.24 |
3월 21일 - 연필 깎기 서비스 (0) | 2011.03.23 |
3월 19일 - 교육과정설명회 (0) | 2011.03.20 |
3월 18일 - 우는 즐거움 (0) | 2011.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