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월요일 황사가 짙게 끼었다.
자리 바꾸기
어느 달이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로 바뀌었다. 새 달이 된 건 달력을 보거나 뉴스를 듣고도 알 수 있지만 자리를 바꾸어 달라고 성화를 부리는 아이들이 목소리를 듣고도 알 수 있다. 5월의 첫 등교일인 오늘, 예상대로 아이들은 아침부터 자리를 바꾸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셋째 시간에 자리를 바꾸게 되었다.
아이들은 자리를 자유롭게 정하고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앉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잠깐 이 문제에 관해 의논했는데 컴퓨터 추첨으로 자리를 정하되 같은 성별(남남여여)끼리 앉기로 의견을 모았다. 자유롭게 짝을 지으면 소외되는 아이들이 나온다는 내 설득이 통했다.
남자 자리와 여자 자리를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구분한 뒤 컴퓨터 추첨에 들어갔다. 추첨을 거듭한 결과 네 번째 만에 겨우 자리를 결정했다. 지난번에는 좋든 싫든 첫 추첨 결과대로 앉았지만 이번부터는 추첨 결과에 동의하는 아이가 절반이 넘을 때 자리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불만이 지난달에 비해 많이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
사실 오늘 자리 정하기에서는 아이들이 모르는 한 가지 나만의 규칙이 있었다. 그것은 남학생들을 여러 곳으로 떼어 놓는 것이었다.
우리 반은 여학생 16명에 남학생 11명이다. 남학생들은 숫자는 적지만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말이나 행동이 매우 활발한(?) 편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차분한 실내생활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1분단 앞 네 자리와 3분단 앞 네 자리 그리고 1분단 맨 뒤 두 자리와 2분단 맨 뒤 한 자리에 남자가 앉도록 했다. 교실 전체로 보면 여학생을 ㅗ자로 가운데에 넣고 남학생을 앞쪽 양 끝과 맨 뒤로 떼어놓아서 마치 세 개의 섬처럼 앉게 한 셈이다.
자리배치가 다 끝난 뒤 이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시현이와 성윤이가 반성한다는 뜻으로 스스로 입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이며 떠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동협이와 현수도 테이프를 떼며 두 아이의 행동을 따라하고 나섰다. 그런데 역시나 말 뿐이었다. 녀석들은 테이프를 붙이고도 웅웅거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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