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책을읽고

<학교가 돌아왔다>를 읽고

늙은어린왕자 2015. 8. 18. 19:12

 

학교가 돌아왔다, 윤일호, 내일을 여는책

 

이 책을 읽고나니 시골로 가고 싶어진다. 내가 20년 넘게 일하는 수용소 같은 도시 학교에서는 선생은 감시자로, 아이들은 통제대상으로, 학부모는 방관자가 되기 일쑤지만 '킹콩샘' 윤일호가 일하는 전라도 진안의 작은학교에서 이 세 주체는 마음이 오가고 서로 도우며 삶을 나누는 공동체의 주인공들이 된다. 그래서 아이들을 기르는데는 작은 학교가 답이라는 걸 이 책이 말해준다.

 

요즘 주변에서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아나는 아파트 단지에 새로 들어서거나 증축하는 학교들을 보면 돈에 눈먼 사고방식이 어떻게 아이들 교육을 망치는지 훤하게 보여준다. 콩나물 시루같이 좁은 곳에 많은 아이들을 꾸역꾸역 집어넣으면 학교 하나 덜 만들어서 세금 아낀다고 좋아할 지 모르지만 아이들 자람도 튼튼한 콩나무가 아니라 뚝뚝 부러지고 으스러지는 콩나물처럼 될 수밖에 없다는 걸 왜 모를까. 도시지역일지라도 학교는 작게, 많이 만들어야 한다. 교육은 경제가 아니다.

 

시골로 가고싶어도 결정은 쉽지 않다. 내가 빠지면 또 누군가가 이 자리에서 내가 할 노릇을 대신하며 고통을 참아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윤일호가 장승초등학교를 가꾸며 한국교육 한켠에 쌓아둔 작은 돌탑에 나도 언젠가는 작은돌 하나 얹을 꿈은 늘 간직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