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0 교실일기

4월 28일 - 급식 자리싸움

늙은어린왕자 2010. 6. 16. 15:01

4월 28일

급식 자리싸움


  급식시간마다 줄 서는 순서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다.

  "선생님, OO가 자리 찜 했어요."

  "○○가 새치기 했어요."

  급식소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것 때문에 서로 눈살을 찌푸릴 때는 내 마음도 어두워진다. 그런데 오늘은 줄 서는 문제로 그만 싸움까지 일어났다.

  급식소로 갈 때는 성진이가 앞에 서고 수민이가 뒤에 섰는데, 음식을 받고 자리에 앉을 때는 수민이가 먼저 앉고 성진이가 뒤에 앉게 되었다. 이 문제로 성진이와 수민이가 으르릉거리며 맞섰다. 

  "성진이가 주춤거려서 빨리 간 거 뿐인데요."

  "천천히 가고 있는데 수민이가 앞질러 갔단 말이에요."

  두 사람 말을 들어보니 모두 이해할 만 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넘어갔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이런 문제로 꼬집고 때리며 싸움까지 하게 된 건 참 아쉬웠다.

  두 사람이 싸우자 동생을 도우려고 성진이 형까지 와 있었으니 조금만 늦게 봤더라면 자칫 큰 싸움이 될 뻔 했다. 결국 성진이와 수민이가 서로 사과하고 싸움은 끝났다. 아름다운 양보가 아쉬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