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가꾸는글쓰기/2011 교실일기

2월 7일 - 박물관 나들이

늙은어린왕자 2012. 2. 16. 18:39

2월 7일 화요일 구름 조금
김해박물관 나들이

 

  셋째 시간에 체육 수업을 하러 김해박물관으로 갔다. 체육 시간에 여러 가지 민속놀이를 해야 하는데 박물관 앞뜰에 굴렁쇠, 널뛰기, 제기, 긴 줄 같은 놀잇감이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까지는 교문에서 300 미터 정도 밖에 안 되지만 얼음 같은 바람을 맞으면서 가니 무척 멀게 느껴졌다. 아이들은 아무런 불만 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걸어갔다.
  여러 가지 놀이 중에서 오늘은 굴렁쇠 굴리기를 해보기로 하고 똑바로 가기, 한 바퀴 돌아오기 시범을 보여주었더니 아이들이 놀라워했다. 굴렁쇠는 어릴 때 많이 하던 놀이라서 그 때 익힌 감각이 아직 그대로 살아 있다. 물론 요즘 같이 동그랗고 무게감 있는 게 아니라 물통을 감싸고 있던 양철을 굴렁쇠 삼았다. 손잡이도 요즘처럼 매끈하고 단단하지 않고 철사로 대충 휘어 만든 엉성한 것이었다. 그래도 자주 하다 보니 몸으로 익혀진 것이다. 
  굴렁쇠가 다섯 개 밖에 없어서 아이들을 모두 다섯 모둠으로 나누어 연습하게 했다. 예상대로 굴렁쇠를 제대로 굴리며 가는 아이가 드물었다. 방법을 설명해도 역시 그대로였다. 연습을 많이 해서 몸으로 감각을 익혀야 하는데 굴렁쇠도 적고 시간도 한정되어 있으니 할 수 없었다.
  10m 떨어진 곳에 긴 줄을 놓고 굴렁쇠를 굴려가도록 했더니 통과한 아이가 네 명 밖에 없었다. 1단계는 똑바로 가기, 2단계는 동그랗게 둘러오기 이렇게 테스트 하려고 생각했는데 1단계도 어려워 보였다. 
  더 연습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긴 줄넘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잠시
뛰게 한 뒤 학교로 돌아왔다. 찬바람이 뒤통수를 매섭게 때렸다. 급식소 옆 울타리에 쪽문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