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수요일 맑고 춥다. 아침 기온이 영하 7도다.
놀이 두 가지
첫째 시간은 컴퓨터실에서 수업해야 하는데 교무실에 열쇠가 없었다. 컴퓨터 선생님도 오늘은 출근하지 않는 날이라 컴퓨터 수업을 포기해야 했다. 아이들은 실망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교실로 돌아와서 남은 진도를 나갈까 하다가 아이들 기분을 생각해서 놀이를 한 가지 했다. ‘가위바위보 축구’라는 집단 가위바위보 게임인데 지난겨울에 거제에 계시는 한 고등학교 선생님에게 배운 놀이이다. (그림)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즐겁게 놀았다.
둘째 시간은 영어여서 아이들을 영어실로 보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선생님이 안 오신다며 다시 내려왔다. 사정을 알아보니 영어선생님이 연수를 가서 이번 주 내내 수업이 안 된다고 했다. 미리 연락을 받았으면 아이들을 보내지 않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계획에 없던 시간이라 또 뭘 해야 할 지 막막했다. 아이들은 가위바위보 게임을 다시 하자고 했지만 내일을 위해서 아껴두기로 하고 앉은뱅이 풍선배구를 하기로 했다. 예전에도 풍선배구를 몇 번 했지만 서서 했는데 이번에는 앉은 채로 하는 점이 다르다.
책걸상 치우고 경기장을 꾸미는 데 시간이 좀 들어가서 남은 시간에 15점 한 세트 밖에 경기를 하지 못했다. 마침 셋째 시간이 체육이어서 이어서 세 세트를 더 했다.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남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서 하는 풍선배구 대신 축구를 하자며 졸라댔지만 그래도 게임에는 열심히 참가했다.
2월에는 안 그래도 남는 시간에 많은데 오늘처럼 계획에도 없던 시간이 생기면 시간 메우기가 참 힘이 든다. 게임을 하면 아이들이야 좋아하겠지만 늘 새로운 게임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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